현대자동차가 일본의 전설적인 드리프트 레이서 츠치야 케이치와 손잡고 개발한 ‘아이오닉 5 N DK 에디션’을 도쿄오토살롱에서 최초 공개했다. 2025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이번 모델은 현대차가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고성능에 걸맞은 공기역학 디자인
DK 에디션의 가장 큰 특징은 공기역학적 성능을 극대화한 카본파이버 바디킷이다. 전면부의 스플리터를 시작으로 측면 스커트, 후면 디퓨저, 루프에 장착된 구스넥 타입 리어윙까지 모든 요소가 주행 성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시속 140km 주행 시 93kg의 추가 다운포스를 발생시켜 고속 주행 시 안정성을 크게 높였다.
외관 디자인은 매트 화이트 컬러를 베이스로, 다크 글로스 처리된 액센트와 츠치야의 상징색인 그린 컬러 포인트로 차별화를 꾀했다. C필러와 테일게이트에는 ‘DK 에디션’ 뱃지를 부착해 특별함을 더했다.
트랙 주행에 최적화된 섀시
현대 N 엔지니어링팀은 츠치야와 함께 다양한 서스펜션 세팅을 시험했다. 그 결과 전자제어 댐퍼는 기존 아이오닉 5 N의 완성도 높은 시스템을 유지하되, H&R 스프링을 새로 적용해 차고를 15mm 낮추는 방향을 선택했다. 이를 통해 무게중심이 낮아져 코너링 성능이 한층 개선됐다.
새로 개발된 21인치 단조 휠은 기존 대비 휠당 2.65kg의 무게를 줄여 총 10.6kg의 무거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약점을 보완했다. 제동 성능 향상을 위해 고강도 듀랄루민 소재의 6피스톤 모노블록 캘리퍼를 채택했으며, 브레이크 패드 면적을 54% 늘려 트랙 주행 시에도 안정적인 제동력을 확보했다.
650마력의 출력은 그대로
파워트레인은 기존 아이오닉 5 N과 동일한 듀얼 모터 시스템을 탑재해 최고출력 650마력(PS)의 강력한 성능을 유지했다. N 토크 배분 시스템과 N 드리프트 최적화 기능 등 고성능 주행에 특화된 기능들도 그대로 탑재됐다. 츠치야는 “이 정도의 출력이면 충분하다”며 “섀시 세팅 변경만으로도 놀라운 주행 성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츠치야 선수가 직접 개발 과정에 참여해 서킷에서 차량의 한계를 시험했다”며 “한국과 일본 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기차도 내연기관차 못지않은 재미있는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특별 모델은 도쿄오토살롱에서 일반에 첫 공개됐으며, 현대차는 개발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시리즈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가격과 자세한 제원은 출시 시점에 맞춰 추가 발표될 예정이다.
또한 츠치야는 지난 2024년 아이오닉 5 N의 서킷 테스트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전기차의 한계를 뛰어넘는 놀라운 성능”이라고 극찬했으며, 이번 DK 에디션 개발로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DK 에디션 출시에 대해 “전기차도 모터스포츠와 드리프트에 적합하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라며 “특히 드리프트의 전설인 츠치야의 이름을 달았다는 점에서 현대차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