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이 브랜드 최초의 전기 V시리즈 모델인 2026년형 리릭-V를 공개했다. 이번 모델은 트랙 주행에 초점을 맞춘 V 블랙윙(V Blackwing)과는 달리, 고성능과 럭셔리의 조화를 추구하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현재 리릭 라인업은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후륜구동 모델은 단일 모터로 340마력, 44.9kg·m의 토크를 발휘하며, 사륜구동 모델은 전륜 모터를 추가해 500마력, 62.3kg·m까지 출력을 높였다. 2022년 첫 시승에서 리릭은 편안함과 우아함은 돋보였으나, “일부 전기차 구매자들이 기대하는 강력한 가속감은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평가를 의식한 듯, 리릭-V는 한층 강화된 성능을 선보인다. 듀얼 모터 사륜구동 시스템을 기반으로 최대출력 615마력, 최대토크 88.3kg·m라는 인상적인 스펙을 달성했다. 이는 기존 사륜구동 모델 대비 115마력이 증가한 수치다. 최대 출력은 새롭게 도입된 ‘Velocity Max’ 모드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스티어링 휠에 장착된 V-Mode 버튼으로 조향감, 페달 반응성, 실내 사운드를 운전자 취향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가속 성능도 눈에 띄게 향상되어 정지상태에서 96km/h까지 단 3.3초 만에 도달한다. 이는 4.6초가 소요되는 기존 500마력 사륜구동 모델 대비 1.3초 빠른 기록이며, 캐딜락 브랜드 역사상 가장 빠른 제로백 기록이다.
한편 성능 향상의 대가로 주행거리는 다소 감소했다. 리릭-V는 기존 모델과 동일한 102.0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하지만, 1회 충전 주행거리는 기본 듀얼 모터 모델의 494km에서 459km로 줄어들었다.
서스펜션은 리릭-V 전용으로 새롭게 개발됐다. 다른 캐딜락 모델들이 채용한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대신 밸브 기반의 컨티뉴어스 댐핑 컨트롤을 적용했으며, 고속 주행보다는 일상적인 주행에서의 승차감에 초점을 맞췄다.
외관 디자인은 절제된 변화를 추구했다. 후면 도어와 트렁크 게이트의 V시리즈 로고, 전용 프론트 범퍼, 바디컬러 로워 트림, 사이드 로커 등으로 기본 모델과 차별화했다. 옵션으로 카본파이버 액센트도 선택할 수 있다.
실내는 스티어링 휠과 도어 실 플레이트의 V시리즈 배지를 제외하면 기본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듀얼 플레인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새롭게 추가되어 첨단 기술의 면모를 강조했다.
캐딜락은 리릭-V의 생산을 올해 초부터 시작할 예정이며, 출시 가격은 79,990달러(약 1억 1,496만 원)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