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를 무작정 키우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1,000km 주행거리를 이야기하지만, 그게 정말 필요할까요?”
BMW의 프랭크 베버 연구개발 책임자가 최근 오토모티브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발언을 했다. 테슬라를 비롯한 경쟁사들이 주행거리 확대에 집중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시각이다.
베버 책임자는 “우리가 보유한 데이터에 따르면 전기차로 수백 킬로미터를 주행하는 고객은 극소수”라며 “대부분은 일상적인 출퇴근에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BMW의 전기차 판매는 이러한 전략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2024년 BMW는 5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했으며, i4와 i5 모델의 판매는 전년 대비 각각 3.6%, 310.8% 증가했다.
BMW는 대신 가볍고 빠른 배터리 기술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내년 말 출시 예정인 ‘노이에 클라쎄’ 플랫폼에는 6세대 배터리가 탑재된다. 이는 에너지 밀도가 20% 이상 높아지고, 충전 속도는 30% 빨라진다. DC 급속충전 시 10분 만에 320km를 충전할 수 있다.
또한 공기역학적 설계로 주행 효율을 높이는 데도 주력한다. 최근 공개된 비전 노이에 클라쎄 X 콘셉트는 기존 모델보다 공기저항계수가 20% 낮다.
베버 책임자는 “BMW 고객들은 미래지향적 디자인보다 전통적인 스타일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6세대 배터리는 테슬라, 리비안, 루시드 등이 사용하는 원통형 셀 타입으로, BMW는 이를 통해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한편 BMW의 6세대 배터리는 2025년 말 생산을 시작해 2026년부터 북미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