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BYD가 프리미엄 브랜드 ‘덴자(Denza)’를 오는 4월 유럽 시장에 공식 론칭한다. 덴자는 4월 7일부터 13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브레라 디자인 위크 2025’에서 유럽 진출을 알릴 예정이다.
메르세데스와의 실패한 합작에서 성공 스토리로
덴자는 원래 2011년 BYD와 메르세데스-벤츠가 각각 50%씩 지분을 보유한 합작회사로 출발했으나, 판매 부진으로 인해 메르세데스는 2021년 말 합작에서 철수했다. 이후 BYD가 지분 90%를 인수했고, 2024년에는 나머지 10%까지 모두 확보해 완전한 자사 브랜드로 만들었다.
BYD의 전적인 관리 아래 덴자는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현재 중국 시장에서는 D9 미니밴, N7과 N8 SUV, Z9 세단, Z9 GT 왜건 등 5개 모델을 판매 중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중국에서만 12만 5천여 대를 판매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정면 승부
유럽 시장에서 덴자는 BMW,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의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직접 경쟁하게 된다. 포르쉐 파나메라와 경쟁할 Z9 GT 왜건이 유럽 진출 첫 모델로 확정됐다.
Z9 GT는 전 아우디 디자인 디렉터 볼프강 에거가 디자인을 맡아 유럽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가격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33만4800위안(약 6715만원), 순수 전기차 모델이 35만4800위안(약 7166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BYD의 유럽 전략: 하나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통합
흥미로운 점은 BYD가 유럽 시장을 위해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덴자 우산 아래 통합하는 전략을 세웠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덴자, 방쳉바오(Fang Cheng Bao), 양왕(Yangwang) 등 세 개의 고급 브랜드로 운영되지만, 유럽에서는 덴자 하나로 통일할 예정이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중국에서 방쳉바오 브랜드로 판매되는 ‘바오 5’ SUV도 유럽에서는 덴자 이름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유럽 고급차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가격 경쟁력과 첨단 기술을 앞세워 유럽 전통 자동차 브랜드들에게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