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기기 제조사로 알려진 샤오미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지 불과 6개월 만에 테슬라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한때 중국 전기차 시장을 장악했던 테슬라 모델3는 이제 샤오미 SU7에 판매량이 크게 뒤처지는 상황이다.
놀라운 성장세
지난 1월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서 모델3를 약 8,000대 판매했지만, 샤오미는 SU7을 22,000대 이상 인도했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샤오미의 이 같은 성과는 테슬라의 중국 진출보다 더 주목할 만하다. 테슬라가 2020년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첫 6개월 동안 약 5만 대의 모델3를 생산했다면, 샤오미는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7만 대의 SU7을 생산했다.
가격과 기능에서 우위
샤오미 SU7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분명하다. 기본형 SU7은 테슬라 모델3보다 2만 위안(약 399만원) 저렴하면서도 10% 더 긴 주행거리를 제공하는 배터리 팩을 탑재했다. 또한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같이 테슬라가 제공하지 않는 다양한 기술적 기능을 갖추고 있다.
심지어 뒷좌석에는 소형 냉장고도 있으며, 테슬라와 달리 방향 지시등 레버도 장착되어 있다.
SU7의 인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는 대기 시간이다. 모델3는 주문 후 “1-3주” 내에 받을 수 있지만, 새 SU7은 “31-34주”를 기다려야 한다.
테슬라의 기술을 채택하고 개선
흥미롭게도 샤오미는 테슬라에서 영감을 얻은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SU7은 테슬라가 “기가캐스팅”이라 부르는 대형 주조 부품을 사용하는데, 샤오미는 이를 “하이퍼캐스팅”이라 부른다.
또한 샤오미는 테슬라의 “구조용 배터리 팩”과 유사한 설계를 채택했다. 이 설계에서는 배터리 팩이 차량 섀시의 구조적 부분으로 사용된다.
테슬라는 이러한 기능을 모델Y에 사용하지만 아직 모델3에는 적용하지 않았다. 반면 샤오미는 모델3의 경쟁 모델인 SU7에 이 기술을 적용하여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향후 출시 예정인 모델Y 경쟁 모델인 YU7에도 같은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다가오는 위협: YU7
테슬라에게 더 큰 위협은 샤오미의 YU7이다. 모델Y는 테슬라의 베스트셀러이며,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다. 샤오미는 올 여름 YU7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SU7과 마찬가지로 빠르게 생산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YU7은 SU7이 모델3에 비해 가지는 강점과 유사하게 모델Y와 비교된다.
중국 시장에서의 테슬라의 위기
테슬라는 중국에서 외국 브랜드로서의 이점을 누렸다. 소비자들은 테슬라를 럭셔리 브랜드로 인식했지만, 이제 자체 성공의 희생양이 되었다. 차량이 너무 대중화되면서 브랜드 가치가 하락했고, 더 이상 프리미엄이나 독점적인 이미지로 인식되지 않는다.
동시에 중국 제조업체들은 전기차 제조 기술이 크게 향상되었고, 현재 여러 업체들이 중국 소비자들로부터 테슬라보다 더 좋은 평판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샤오미를 포함한 중국 경쟁 업체들이 올해 중국에서 테슬라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테슬라는 올 하반기 더 저렴한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지만, 중국의 보급형 전기차 시장은 이미 매우 혼잡하여 자체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
15년간 테슬라를 취재한 전문가는 “샤오미는 내가 본 어떤 경쟁자보다 테슬라를 위협하는 데 가장 가까이 다가왔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