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 중국 CATL(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근접한 성능의 2세대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개발 중이라고 밝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CATL은 최근 투자자 설명회에서 “대규모 상용화가 이루어지면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LFP 배터리 대비 확실한 비용 우위를 가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나트륨은 리튬보다 지구상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원소로, 자원 제약과 가격 변동성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배터리 원재료 수급 불안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발전은 전기차 산업에 새로운 활로를 제시할 전망이다.
CATL은 2021년 1세대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처음 선보였다. 이 배터리는 160Wh/kg의 에너지 밀도와 상온에서 15분 만에 80% 이상 충전되는 빠른 충전 능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영하 20도의 혹한 환경에서도 90% 이상의 방전 용량을 유지하는 우수한 저온 성능을 자랑한다.
회사는 또한 주력 제품인 선싱(Shenxing)과 치린(Qilin) 배터리의 출하 비중이 지난해 30~40%에서 2025년까지 60~70%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말 출시된 하이브리드 차량용 배터리 ‘프리보이(Freevoy)’는 이미 30개 이상의 차량 모델에 탑재되었다.
생산 확대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중국 내에서는 닝더, 지닝, 뤄양, 베이징 등에 배터리 공장 건설이 진행 중이며, 해외에서는 독일, 헝가리, 스텔란티스와 합작으로 스페인 공장을 준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배터리 공급망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CATL은 데이터센터 전력 솔루션을 고성장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저장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는 더 큰 규모의 저장 용량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UAE에서 진행 중인 519GWh 규모의 저장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CATL은 저가 경쟁만이 아닌 안전성과 수명을 중시하는 전략으로 고객들의 신뢰를 얻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CATL의 나트륨이온 배터리 개발은 전기차 산업의 원가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진전”이라며 “중국 기업들의 기술 혁신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판도를 재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