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영국, 자유무역협정 체결… 영국산 전기차 관세 대폭 인하 예정

인도와 영국이 3년 이상의 치열한 협상 끝에 자유무역협정(FTA)을 최종 타결했다. 이번 협정에 따라 인도는 영국산 전기차에 부과하던 관세를 크게 낮출 예정이다.

영국 정부가 발표한 자유무역협정 요약본에 따르면, 인도는 현재 영국산 자동차에 10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나 일정 물량의 고급 모델에 대해 이를 10%까지 대폭 인하할 계획이다. 인도는 초기에는

내연기관차에 인하된 관세율을 적용하다가 이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로 확대할 예정이다. 반대로 영국은 인도산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의 일정 물량에 대해 영국 시장 접근을 허용한다.

영국의 비즈니스·무역부 장관인 조나단 레이놀즈의 발언을 인용한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인도는 영국산 전기차 2만2천 대를 10% 관세율로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할 예정이다. 인도가 영국에서 특혜 관세율로 고급 전기차를 수입하는 동안, 영국으로는 저가 및 중가 전기차를 수출해 영국의 대중 시장을 겨냥할 계획이다.

현재 인도에서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같은 다른 고급 브랜드에 비해 미미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재규어랜드로버(JLR)는 이번 FTA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랜드로버 포트폴리오에서 디스커버리 스포츠, 레인지로버 이보크, 레인지로버 벨라, 레인지로버 스포츠, 레인지로버와 재규어 F-페이스를 영국에서 조달하고 있지만, 현재는 녹다운 키트로 수입해 현지에서 최종 조립을 진행하고 있다. JLR은 레인지로버 스포츠 일렉트릭, 레인지로버 일렉트릭 등 다양한 전기차를 개발 중이며, 이 모델들을 인도에 출시할 때 FTA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스턴 마틴, 벤틀리, 로터스 카, 롤스로이스도 이번 FTA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자동차제조판매협회(SMMT)는 인도와의 FTA 발표를 환영했다. SMMT의 마이크 호스 최고경영자는 “이번 협정이 공정하고 영국 자동차 산업의 핵심 우선순위를 충족시키길 바란다”며 “대부분의 영국 자동차 수출품에 대한 관세 인하, 유리한 원산지 요건, 그리고 전기차의 양자 무역에 관한 실행 가능한 합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에서는 마루티 스즈키와 마힌드라가 이번 협정의 혜택을 가장 먼저 누릴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마루티 스즈키는 올해 후반 한살푸르(구자라트) 공장에서 생산하는 스즈키 e 비타라를 영국으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힌드라는 BE 6와 XEV 9e SUV 쿠페를 판매 중인 ‘본 일렉트릭’ 시리즈로 영국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으며, 세 개의 추가 전기차 모델 출시 계획을 시사한 바 있다.

이번 FTA는 자동차뿐 아니라 자동차 부품도 포함하지만, 아직 인도와 영국 어느 쪽도 이 분야에 대한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 양국은 향후 몇 개월 내에 FTA의 법적 문서를 확정하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조약에 서명할 때 모든 세부 사항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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