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상용차 제조사 MAN이 전기트럭(eTruck)의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 뮌헨 본사 공장에서 디젤과 전기 모델을 동시에 생산하는 통합 생산체제를 가동하며, 연말까지 1,000대 이상의 eTruck을 고객에게 인도할 계획이다.
디젤과 전기트럭, 한 라인에서 동시에 생산
이번 양산은 MAN이 약 4억 유로(약 6,300억 원)를 투입해 연구개발을 진행한 끝에 결실을 맺은 것으로, 디젤 트럭과 eTruck을 동일한 조립라인에서 생산하는 ‘혼류 생산체제’를 도입한 것이 핵심이다. 이는 생산 유연성과 공급망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다임러 트럭과 같은 경쟁사들이 먼저 도입한 방식과 유사하다.
생산은 하루 약 100대 규모로 진행되며, 트럭 한 대당 약 8시간의 조립 시간이 소요된다. 디젤 트럭에는 전통적인 연료탱크와 배기 시스템이 장착되는 반면, 전기트럭에는 2개의 배터리 블록과 고전압 배선, 공조 컴프레서 등이 집약된 ‘E-파워팩’이 조립 라인 초반에 장착된다.
740km 주행도 가능… 다양한 라인업 예고
eTruck은 MAN의 기존 디젤 모델인 TGX, TGS, TGL의 전기 버전인 eTGX, eTGS, eTGL로 출시되며, 출력은 245kW / 330kW / 400kW 세 가지. 6개의 NMC 배터리를 통해 최대 534kWh(실사용 480kWh)의 에너지를 제공, 단일 충전 기준 최대 500km 주행이 가능하다. 향후 7번째 배터리팩을 추가 장착할 경우 최대 740km 주행도 예상된다.
중간 급속충전을 활용하면 일일 850km 운행도 가능하다는 것이 MAN 측 설명이다. 소비 전력은 평균 100km당 약 97kWh 수준으로, 자동차 물류 등 장거리 운송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초저상 트랙터 모델(ultra-lowliner tractor)도 함께 출시되면서 물류 산업 전반에 eTruck 도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2030년까지 유럽 공장 전환
MAN은 전기트럭 양산을 위해 5,000명 이상의 직원에게 고전압 기술 교육을 이수시켰으며, 2030년까지 유럽 내 다른 생산 거점에도 총 10억 유로를 투자해 전기차 생산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 배터리팩은 현재 뉘른베르크 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MAN 트럭&버스 CEO 알렉산더 블라스캄프는 “이번 양산 돌입은 MAN의 역사적 전환점”이라며 “정치권은 인프라 확대와 CO₂ 가격 책정 등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유럽 내 전동화 물류 전환에 속도를 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