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전기차 복원 전문업체 루나즈(Lunaz)가 클래식 롤스로이스 팬텀 V 리무진을 전기차로 재탄생시켰다. 놀랍게도 이는 125년 전 롤스로이스 창립자들이 꿈꿨던 자동차의 모습 그 자체다.
1900년 4월, 롤스로이스 공동창립자 찰스 롤스는 한 자동차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차는 완벽하게 조용하고 깨끗하다”며 “냄새나 진동이 없어 충전소 인프라가 갖춰지면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은 실용적이지 않으며, 앞으로도 수년간은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로부터 125년이 지난 지금, 루나즈는 당시 롤스와 헨리 로이스가 추구했던 ‘조용하고 부드러우며 충분한 파워를 지닌 자동차’를 전기차로 완성했다고 자신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루나즈는 “가장 작고 사치스러운 디테일까지” 롤스의 비전에 충실했다고 강조한다. 현대적인 열선 및 통풍 시트를 고급 가죽으로 새롭게 감쌌으며, 구매자 요구에 맞춰 수작업으로 재단하고 봉제했다. 뒷좌석 중앙 콘솔에는 시가 보관함이나 칵테일 바, 또는 고객 맞춤형 보관함을 스웨이드와 광택 호두나무로 마감해 설치할 수 있다.
성능 면에서도 인상적이다. 80kWh 배터리팩과 루나즈 자체 개발 구동계통을 통해 400마력의 전기모터가 530lb-ft의 토크를 발생시킨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약 7초가 걸린다. 물론 리무진의 뒷좌석에 앉은 승객이라면 이런 급가속을 요구할 일은 없겠지만 말이다.
루나즈 측은 “팬텀 V를 재해석하면서 원래 디자인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했다”며 “모든 구성요소와 역학을 면밀히 검토해 진정으로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는 혁신 지점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복원 작업에는 5500시간 이상의 인력이 투입됐으며, 1만1000개 이상의 신품 또는 재생 부품이 사용됐다. 총비용은 100만 파운드(약 18억 5,134만)를 넘는다. 주문 후 인도까지는 18~24개월이 소요된다.
루나즈는 앞서 2023년 벤틀리 S2 컨티넨털의 전기차 버전을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