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오랫동안 예고해온 테슬라 로보택시가 마침내 현실이 됐다. 공식 출시 하루 전인 토요일 밤(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시내 중심부인 사우스 콩그레스 애비뉴 일대에서 운전석에 사람이 앉아 있지 않은 테슬라 모델 Y 차량들이 잇따라 목격됐다.
로보택시는 자율주행 전기차를 활용한 테슬라의 무인 택시 서비스로, AI 기술과 카메라 기반 센서 시스템을 핵심 기술로 삼는다. 기존 자율주행 경쟁사들이 사용하는 라이다(LIDAR)나 고성능 레이더 없이, 오직 비전 카메라와 소프트웨어만으로 도로 주행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SNS 통해 퍼지는 목격담
서비스는 공식적으로 일요일(현지시간) 오스틴에서 출범하며, 초반에는 10~12대의 로보택시가 시범적으로 운영된다. 아직 완전 무인 운행은 아니며, 비상 상황에 대비해 조수석에 인간 안전 요원이 탑승하는 방식이다.
출시를 앞두고, 테슬라와 관련 있는 일부 인플루언서 및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에게는 사전 초청장이 발송되었고, 이들이 로보택시를 체험한 모습이 X(구 트위터)와 틱톡 등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머스크는 이번 로보택시의 출범을 “테슬라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신호탄”이라며,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통해 회사를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야심찬 비전을 제시했다.
경쟁 치열해지는 오스틴 자율주행 전쟁터
오스틴은 최근 자율주행차 기술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구글 계열사 웨이모가 이 도시에 진출했으며, 아마존의 주크스(Zoox), 폭스바겐, 스타트업 아브라이드(Avride)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시험 운행에 나섰다.
웨이모를 비롯한 경쟁사들이 고가의 센서와 정밀 지도로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식인 반면, 테슬라는 카메라만으로 사람보다 나은 운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여전히 이를 둘러싼 회의적인 시선도 많다.
실제로 자율주행 감시단체 ‘던 프로젝트(The Dawn Project)’는 최근, 테슬라의 풀 셀프 드라이빙(FSD) 시스템이 아이 모형 인형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고 그대로 돌진하는 장면을 공개한 바 있다. 이러한 기술이 실제 오스틴 시민들의 도로 위에서 얼마나 안전하게 작동할지는 이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스티어링휠 없는 미래차 시대의 서막?
머스크는 이전부터 로보택시가 향후 스티어링휠과 페달 없는 차량 시대로 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 강조해왔다. 이번 오스틴 출시가 그 비전을 얼마나 빠르게 실현시킬 수 있을지, 그리고 기술적·사회적 과제를 어떻게 넘어설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몇 대의 로보택시만이 오스틴의 도로를 달리고 있지만, 곧 더 많은 차량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가 과연 자율주행 기술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그 첫 시험은 지금 이 도시에서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