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이 자율주행 기술 기반 로보택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CATL은 헬로(Hello), 앤트그룹(Ant Group)과 함께 합작법인 ‘상하이 자오푸 지능과기유한공사(上海灶甫智能科技有限公司)’를 설립하고, 레벨4(L4) 자율주행 기술의 연구개발과 상용화에 나선다.
이 법인은 2025년 6월 23일 상하이에 설립됐으며, 초기 자본금은 약 12억 8,800만 위안(약 1억 7,750만 달러)에 달한다. CATL의 투자 법인인 닝보 메이산 보세항구 완딩투자, 헬로의 상하이쥔하 네트워크 테크놀로지, 앤트그룹의 상하이윈양 컨설팅 등이 참여하며, 총 투자 규모는 30억 위안(약 4억 1,350만 달러)을 초과했다.
레벨 4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한 전략적 협력
이번 합작은 지난 4월 항저우에서 세 기업 간 전략적 협약 체결을 통해 공식화됐다. 협약에 따르면, 각 사의 기술력과 자원을 바탕으로 고도 자율주행 기술의 안전성과 신뢰도를 강화하고, 생태계 조성과 상용화를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각 기업은 자사의 강점을 통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헬로(Hello)**는 공유 자전거 서비스로 시작해 전기 자전거, 차량 호출, 배터리 스왑 서비스 등으로 확장하며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AI와 자율주행 분야에 본격 진출하며, 대형 AI 모델과 자율주행 기술 인재를 대거 확보한 상태다.
**앤트그룹(Ant Group)**은 금융기술 기반의 대형 인터넷 기업으로, 최근에는 대규모 AI 모델, 강화학습, 인공지능 에이전트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로보택시 운영의 안전성을 지원할 예정이다.
CATL은 세계 배터리 시장의 선두주자로, 지능형 스케이트보드 섀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차량 하부 구조와 자율주행 모듈의 통합을 가능하게 해, 자율주행차의 성능 안정성과 에너지 효율성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기반 기술이다.
전기차 배터리 기업의 ‘기술 확장’
CATL의 이번 로보택시 시장 진출은 단순한 투자나 공급을 넘어, 배터리 기술을 기반으로 한 통합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자로의 진화를 뜻한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 외에도 섀시 기술과 자율주행 플랫폼을 아우르며, 전기차 생태계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내 모빌리티 시장은 현재 바이두, 샤오미, 텐센트, 디디 등 IT 대기업과 완성차 업체들이 자율주행 및 로보택시 시장에 속속 진입하는 격전지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CATL이 단순 배터리 공급업체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본격적인 첫걸음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