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안, 폭스바겐으로부터 10억 달러 추가 투자 유치… 전기차 대중화 위한 생존 전략 가동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Rivian)이 6월 30일 독일 폭스바겐 그룹으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 3,57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지난해 체결된 양사 협력의 일환으로, 리비안이 특정 수익성 기준을 달성함에 따라 실제로 주식 매입을 통해 자금이 이전됐다.

하지만 리비안의 2분기 실적은 녹록지 않다. 같은 날 발표된 분기 실적에 따르면 리비안은 2분기에 총 10,661대를 인도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 감소했다. 회사 측은 2026년형 신차(R1 시리즈)의 생산 전환이 일리노이주 노멀(Normal) 공장의 생산량을 일시적으로 둔화시킨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수요다. 리비안의 R1T 픽업트럭과 R1S SUV는 성능과 기능 면에서는 호평을 받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 때문에 대중 시장에서 고전 중이다. 2024년 리비안의 연간 차량 인도량은 5만 1,579대로, 전년도와 큰 차이가 없었다. 올해는 더 낮은 4만~4만 6천 대 수준으로 인도 목표를 하향 조정한 상태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부과가 자동차 부품 및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준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폭스바겐과의 전략적 협력… R2와 R3가 열쇠

리비안의 미래는 오는 2026년 출시 예정인 ‘R2’ 크로스오버에 달려 있다. 4만 5,000달러의 가격으로 출시될 R2는 리비안이 처음으로 대중 시장을 겨냥해 개발 중인 전략형 모델이다. 생산 확대와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대규모 생산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한 핵심 동력이 바로 폭스바겐과의 협력이다.

양사는 최대 58억 달러 규모의 협약을 체결했으며, 그 대가로 폭스바겐은 리비안의 전기차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구조를 공유받게 된다. 이는 차량의 ‘두뇌’ 역할을 하는 전자 아키텍처로, OTA(무선 업데이트)와 고급 기능 구현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폭스바겐은 자사 내에서 이러한 첨단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고, 리비안의 기술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한 리비안 관계자는 “R2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 구조가 앞으로 폭스바겐 그룹의 모든 전기차 프로젝트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이 기술이 향후 폭스바겐의 엔트리급 전기차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10억 달러는 폭스바겐의 전체 투자 계획 중 첫 단계다. 향후 추가 자금은 R2 생산과 함께 소형 모델인 R3의 개발에도 투입될 예정이다.

리비안은 여전히 순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이번 폭스바겐의 전략적 투자를 통해 향후 2~3년 간의 생존 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리비안의 ‘제2막’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R2의 흥행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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