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중국에서 생산하는 신형 전기 SUV ‘일렉시오(Elexio)’를 호주 등 해외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차 호주 법인 최고경영자가 “유망한 차량”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일렉시오는 현대차와 중국 BAIC가 합작해 만든 베이징현대의 첫 전용 전기차다. 지난 5월 처음 공개된 뒤 몇 주 내 중국에서 본격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돈 로마노 현대차 호주 법인 대표는 최근 새로운 아이오닉9 출시 행사에서 “지금까지 전기차 분야에서 형편없는 성과를 거뒀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는 “충분히 집중하지 못한 게 유일한 이유”라며 “앞으로는 더 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로마노 대표는 일렉시오의 호주 진출에 대해 “지금 검토 중”이라며 “분명히 유망한 차량”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우리 시장에 맞는 차량인지, 적절한 가격대인지 아직 확신하지 못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최종 결정은 60~90일 내에 내려질 예정이다. 로마노 대표는 “3개월 후 확실한 답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호주 법인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처참한 전기차 판매 실적이 있다. 올해 6월까지 현대차가 호주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고작 853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1만4,146대, BYD는 8300대 이상을 팔았다. 심지어 같은 그룹인 기아도 4,402대를 판매해 현대차를 앞섰다.
일렉시오는 길이 4615mm, 너비 1875mm, 높이 1673mm로 테슬라 모델Y보다 조금 작다. 현대차와 기아 전기차에 들어가는 E-GMP 플랫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한 번 충전으로 최대 700km(중국 기준)까지 달릴 수 있다.
최근 연속으로 세 차례 충돌 시험을 받는 등 다양한 글로벌 평가를 거쳐 모든 기준을 통과했다. 중국에서는 올해 3분기 출시 예정이며, 가격은 14만 위안(약 2700만원) 선에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일렉시오 외에도 인스터와 코나 일렉트릭 사이에 위치할 소형 전기차 ‘아이오닉2’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로마노 대표는 “잠재적인 기회”라며 관심을 보였다.
전기차 전환 경쟁에서 뒤처진 현대차로서는 이런 신모델들이 테슬라와 BYD 등 경쟁사를 따라잡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