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로드스터에 ‘팬 다운포스’ 기술 적용하나

일론 머스크가 “역대급 시연(most epic demo ever)”을 예고한 뒤, 테슬라의 차세대 로드스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공개된 테슬라의 신규 특허는 그 기대감을 더욱 키운다. 테슬라는 차량 하부에 팬을 이용해 차체를 지면에 붙이는 방식의 새로운 공기역학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번 특허는 단순히 공상에 가까운 아이디어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과거 레이스카에서 사용된 기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일반적인 자동차는 고속 주행 시 차량의 형상과 스포일러 등 외부 장치를 통해 다운포스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이 기술은 속도에 비례해 효과가 커지기 때문에, 정지 상태에서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반면, 테슬라의 시스템은 팬을 이용해 차량 하부에 저기압 영역을 만들어, 속도와 관계없이 강한 접지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1970년대 챠파랄 2J와 브라밤 BT46B 같은 레이스카에서 먼저 시도된 방식이다. 특히 BT46B는 팬과 측면 스커트를 함께 활용해 엄청난 다운포스를 만들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테슬라의 특허에는 측면, 전면, 후면에 설치된 스커트가 포함되어 있다. ‘하이 다운포스 모드’에서는 모든 스커트를 내려 최대한 밀착된 상태로 주행하며, 평탄한 노면에서 최고의 효과를 낸다. 반대로 도로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에는 전후면 스커트를 접고 측면만 유지해 하부 공기 흐름을 조절하는 ‘완화 모드’로 전환된다.

여기에 테슬라는 센서와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활용해 팬 속도와 스커트 높이를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기능도 특허에 포함시켰다. 일종의 ‘고성능 주행용 스마트 청소로봇’처럼 작동하는 셈이다.

이 기술은 분명 자동차 기술 덕후들의 심장을 뛰게 만들 만하다. 전통적인 레이스카 기술을 현대적인 전자제어와 결합해 로드스터의 주행 성능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물론, 특허가 등록됐다고 해서 실제 차량에 적용된다는 보장은 없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수많은 아이디어가 특허로 등록되지만 양산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번 기술이 로드스터에 탑재된다면, 머스크가 말한 “에픽 데모”는 말뿐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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