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그토록 원하던 미군의 테슬라 사이버트럭 구매가 현실이 됐다. 하지만 용도가 예상과는 정반대다.
미 공군이 사이버트럭 2대 구매를 추진 중인데, 용도는 미사일 표적 연습이다. 군용 차량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격추 훈련의 과녁으로 쓰겠다는 뜻이다.
머스크는 그동안 사이버트럭을 “방탄 기능을 갖춘 종말 생존 차량”이라고 홍보하며 군용 활용을 적극 제안해왔다. 하지만 실제 판매 성과는 참담했다. 연간 목표 50만대 대비 현재 2만대 수준에 그치고 있어 테슬라로서는 어떤 형태든 주문이 절실한 상황이다.
미 공군 시험센터가 뉴멕시코주 화이트샌즈 미사일 시험장에 납품할 표적용 차량 33대 목록에 사이버트럭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일반 승용차나 트럭은 브랜드를 지정하지 않았지만 사이버트럭만 특별히 테슬라 제품으로 명시했다.
문서에는 특정 브랜드를 지정한 이유가 상세히 설명돼 있다. “작전 지역에서 적군이 테슬라 사이버트럭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차량은 일반적인 충격에도 예상만큼 손상되지 않는 특성이 있어 실전 상황을 최대한 유사하게 모의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푸틴의 측근으로 알려진 체첸 지도자 람잔 카디로프는 작년 사이버트럭에 기관총을 장착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군이 1년도 안 되는 시점에서 사이버트럭 격추 훈련을 준비하는 것은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 입장에서는 씁쓸하지만 반가운 소식일 수 있다. 상업적으로는 실패작이 된 사이버트럭이지만 어찌됐든 매출에는 도움이 된다. 특히 현재 생산량을 줄였음에도 판매에 어려움을 겊고 있는 상황에서는 작은 주문이라도 의미가 있다.
테슬라 관계자는 이번 계약에 대해 별도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적이 사용할 수도 있는 차량”이라는 미군의 평가가 과연 브랜드 이미지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