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대표 자동차업체 마힌드라가 지난 금요일 4개의 컨셉카를 한꺼번에 선보였다. ‘비전 S’, ‘비전 X’, ‘비전 T’, ‘비전 SXT’로 명명된 이들 차량은 모두 소형 SUV다. 흥미로운 점은 가솔린과 전기 모터를 모두 장착할 수 있는 ‘NU IQ’ 플랫폼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마힌드라는 구체적인 출력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중국산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가솔린 엔진 모델도 바닥이 평평한 설계를 적용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공개된 차량들은 크기가 꽤 작다. 길이가 3990mm에서 4320mm 사이로, 미국에서 판매되는 쉐보레 볼트나 토요타 코롤라 크로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디자인 면에서도 눈길을 끈다. 비전 S와 T는 각진 형태로 랜드로버 디펜더나 포드 브롱코를 연상시킨다. 특히 비전 T는 인도에서 인기 있는 오프로드 차량인 ‘타르’의 전기차 버전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비전 X는 일반적인 가족용 크로스오버이고, 비전 SXT는 뒤쪽에 예비 타이어 2개를 달고 험로 주행에 특화된 모습이다.
마힌드라는 컨셉카를 실제 양산으로 이어가는 능력이 검증된 회사다. 2년 전 공개한 미래형 전기 SUV 컨셉카 2종이 현재 ‘BE 6’와 ‘XEV 9E’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나와 있다. 이들 차량은 59kWh 또는 79kWh 배터리를 탑재하고 최대 500km 주행이 가능하다고 발표됐다. 가격은 2500만원에서 3000만원 수준이다.
이 가격대는 인도에서는 고급 전기차에 해당하지만, 미국 전기차 평균 가격 5600만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인도는 전 세계에서 중국, 미국 다음으로 큰 자동차 시장이다. 전기차 시장 규모는 중국보다 작지만 태국이나 베트남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성장 속도는 빨라지고 있고, 대부분 현지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인도 자동차업체들의 글로벌 진출도 활발하다. 타타자동차는 재규어 랜드로버를 소유하고 있고, 마힌드라는 이탈리아 디자인 회사인 아우토모빌리 피닌파리나를 인수했다. 바자즈 오토는 오스트리아 오토바이 브랜드 KTM과 스웨덴 브랜드 후스크바나의 모회사이기도 하다.
인도의 전기차 시장은 주로 이륜차와 삼륜차가 이끌고 있다. 델리와 뭄바이 같은 대도시에서는 전기 버스도 미국 어느 도시보다 많이 운행되고 있다. 이제 현지 자동차업체들이 작고 저렴하면서도 멋진 디자인과 첨단 기능을 갖춘 전기 SUV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