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두 해 전 모델3(Model 3)에서 방향지시등과 변속레버를 모두 없애고, 터치스크린과 스티어링 휠 버튼으로 기능을 이관했을 때, 혁신이라는 찬사와 동시에 불편하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미래지향적’이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많은 운전자들은 전통적 조작계의 부재를 낯설고 불안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나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법일까. 테슬라가 마침내 방향지시등 레버를 부활시킨다. 우선 중국에서다.
중국 현지 언론 카뉴스차이나(CarNewsChina)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인도된 신형 모델3에는 기본 사양으로 방향지시등 레버가 장착된다. 이미 차량을 받은 소비자들도 다음 달부터 유상 서비스센터 방문을 통해 레버를 장착할 수 있다. 비용은 약 2,499위안(한화 약 49만원). 올 2월 7일 이후 생산분이 우선 대상이며, 그 이전 차량도 추후 적용이 가능하다.
미국 시장은 아직 불투명하다. 테슬라는 현지에서 관련 계획을 밝히지 않았으며, 현재로서는 일부 애프터마켓 제품이 대안으로 팔리고 있을 뿐이다. 한 업체는 접착식 보조 레버를, 또 다른 업체는 스티어링 칼럼에 통합하는 방식의 개조품을 내놓고 있다.
이번 조치는 단순히 모델3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테슬라 전 차종은 변속레버가 빠져 있으며, 오직 신형 모델Y만이 방향지시등 레버를 기본 제공한다.
물론 테슬라가 전통을 거스른 시도가 처음은 아니다. 2021년, 모델S는 ‘요크(Yoke)’라 불린 파격적 사각형 핸들만으로 출시됐다. 당시 일론 머스크 CEO는 “요크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2년 뒤인 2023년에는 원형 핸들이 다시 기본으로 복귀했고 요크는 1,000달러 옵션으로 전락했다.
자동차 조작계는 단순히 관습이 아니라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다. 테슬라가 ‘미래의 운전 방식’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많은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었고, 결국 회사는 또다시 현실과 타협했다. 방향지시등 레버의 귀환은, 혁신과 전통 사이에서 소비자가 어디에 서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