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가 신형 카이엔 일렉트릭에 획기적인 무선 충전 기술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충전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고도 지정된 자리에 주차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배터리를 채울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무선 충전 시스템은 최대 11kW 출력으로 일반 가정용 완속 충전기와 같은 속도를 제공한다. 에너지 전송 효율도 90%에 달해 기존 유선 방식과 큰 차이가 없다.
마이클 슈타이너 포르쉐 연구개발 담당 이사는 “전기차 보급 확산의 핵심은 사용 편의성”이라며 “가정에서 그 어느 때보다 쉽게 충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르쉐 전기차 충전의 75%가 집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번 기술의 파급력은 상당할 전망이다. 바닥에 설치하는 충전 플레이트는 가로 117cm, 세로 78cm, 높이 6cm 크기로 실내외 어디든 놓을 수 있다.
작동 방식은 간단하다. 카이엔을 플레이트 위에 주차하면 차체가 자동으로 낮아지며 몇 센티미터 간격을 두고 충전이 시작된다. 차량 바닥에 달린 수신 장치가 플레이트의 자기장을 받아 전기를 만드는 구조다.
안전 장치도 꼼꼼하게 챙겼다. 사람이나 금속 물체가 감지되면 충전이 멈추고, 과열 시에도 자동으로 작동을 중단한다. 서라운드 뷰 카메라가 최적의 주차 위치까지 안내해준다.
50kg 무게의 플레이트에는 LTE와 와이파이 기능을 내장해 향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가능하다. 마이 포르쉐 앱을 통해 충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여러 대 차량을 등록해 관리할 수도 있다.
카이엔 일렉트릭은 무선 충전뿐만 아니라 초고속 충전도 지원한다. 최대 400kW 출력으로 기존 마칸(270kW)이나 타이칸(320kW)을 뛰어넘는 성능을 자랑한다.
이와 함께 포르쉐는 전기로 색깔이 바뀌는 혁신적인 도장 기술도 선보였다. 전압을 가하면 차체에 밝은 색상이 나타나며 역동적인 효과를 연출한다. 블루부터 바이올렛까지 다섯 가지 색조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이 도장 기술은 25층 이상의 초박막으로 구성되며 전도성 프라이머와 전극, 전계발광 소재가 들어간다. 100리터가 넘는 투명 바니시를 30번 이상 연마해 완성하고, 500미터 이상의 전기 케이블이 차체 곳곳에 매설된다.
무선 충전 기술은 2026년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신형 카이엔 일렉트릭 프로토타입은 다음 달 9일부터 14일까지 뮌헨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에서 첫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