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새로운 전기 SUV iX3를 공개했다. 단순히 기존 X3의 전동화 버전이 아닌,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뉴 클래스(Neue Klasse)’ 플랫폼 기반의 첫 번째 모델이다. 이는 BMW가 본격적으로 차세대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섰음을 보여준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성능과 효율이다. BMW는 유럽 기준 최대 805km, 미국 EPA 기준 약 400마일(644km) 수준의 주행거리를 제시했다. 108kWh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듀얼 모터 사양 기준 최고출력은 463마력, 최대토크는 65kg·m에 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96km까지 4.7초 만에 도달한다.
충전 능력도 주목할 만하다. 800V 전압 시스템을 기반으로 최대 400kW 급속 충전을 지원한다. 10%에서 80%까지 충전 시간이 21분에 불과하며, 10분 충전으로 약 370km 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양방향 충전 기능을 통해 가정이나 전자기기를 직접 전력 공급할 수도 있다. 북미 모델은 테슬라 NACS 규격을 기본 적용해 슈퍼차저 네트워크 접근성을 확보했다.
차량 구조 역시 혁신적이다. iX3는 존(Zonal) 아키텍처를 도입해 기존 차량보다 약 600m에 해당하는 배선 길이를 줄였다. 네 개의 고성능 컴퓨터가 차량 전반을 통합 제어하며, OTA(Over-the-Air)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이는 제조 비용 절감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겨냥한 조치다.
내부는 17.9인치 중앙 디스플레이와 ‘파노라믹 iDrive’ 시스템이 탑재됐다. BMW 운영체제 X를 기반으로 화면 구성이 자유롭고, 물리 버튼과 햅틱 피드백이 결합된 조작계를 통해 운전 중 시선 분산을 최소화했다. AI 기반 음성비서 기능도 강화돼 운전자 습관을 학습하고 불필요한 제안을 줄인다.
BMW는 지속 가능성도 강조했다. 생산 과정과 소재 전반에서 친환경적 요소를 확대해, 동급 내연기관차 대비 1년 이내에 탄소 배출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의외로 공격적이다. 북미 기준 듀얼 모터 사양인 iX3 50 xDrive가 약 6만 달러(한화 약 8천만 원)부터 시작한다. 이는 가솔린 X3 M50보다도 저렴한 수준으로, 경쟁 브랜드와의 격차를 좁히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유럽 판매는 올해 말 시작되며, 미국 출시는 2026년 중반으로 예정됐다. BMW는 iX3 이후 세단형 i3, 쿠페형 모델 등 ‘뉴 클래스’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