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MW 초급속 충전기까지…호주 광산업계 전동화 가속

호주 철광석 기업 포테스큐(Fortescue)가 대규모 전기 장비 도입을 통해 탈탄소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수년간 대형 전기 굴착기와 전기 덤프트럭을 도입하며, 연간 약 3억~4억 달러(한화 약 5,300억 원)의 연료비를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포테스큐는 2030년까지 서호주 필바라 지역 철광석 광산의 스코프 1·2 배출을 전면 제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수백 대의 디젤 채굴 장비를 수명이 끝나는 시점마다 전기 장비로 교체하고 있다. 디노 오트란토(Fortescue Metals CEO)는 “우리는 광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으며, 산업이 탈탄소화할 수 있음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현장에서 가동 중인 장비 중 눈길을 끄는 것은 리베르(Liebherr)가 제작한 T264 전기 덤프트럭이다. 차량 중량만 176톤에 달하며, 240톤 이상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동력원은 3.2MWh 용량의 대형 배터리로, 리베르가 개발한 6MW급 DC 초급속 충전기를 통해 30분 만에 완충이 가능하다. 이 충전 출력은 일반 전기 승용차를 기준으로 하면 불과 수십 초 만에 배터리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수준이다.

포테스큐는 T264 전기 덤프트럭 360대를 포함해 총 40억 달러 규모의 전동 장비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광산업 특성상 연간 연료비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경제적 효과가 상당하다. 에너지 플랫폼 칼루자(Kaluza)의 개빈 무니 총괄은 “150톤급 디젤 덤프트럭 한 대가 1년에 사용하는 연료비만 85만 달러를 넘는다”며 “전동화는 비용 절감과 배출 감축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전기 채굴 장비는 단순히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포테스큐의 행보가 광업 전동화 경쟁에 불을 붙이고, 글로벌 자원기업 전반의 투자 확대를 이끌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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