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가 자사의 전기 세단 타이칸에 한층 극단적인 고성능 버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포착된 프로토타입은 이미 1,020마력을 발휘하는 타이칸 터보 GT조차 ‘순한 양’처럼 보이게 만드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사실상 ‘타이칸 GT4 RS’라 부를 만한 실험작으로 평가한다.
외관은 과격하다 못해 압도적이다. 넓게 돌출된 펜더와 위·측면에 뚫린 대형 에어벤트, 카나드, 거대한 스플리터, 중앙 지지대, 초대형 리어윙과 디퓨저가 장착됐다. 후륜에는 휠 커버까지 달려 있어 맨타이 레이싱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내는 롤케이지가 가득 차 있으며, 뒷좌석은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
동력계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터보 GT는 듀얼 모터로 1,020마력을 냈지만, 초기에는 트라이 모터 가능성이 거론됐었다. 이번 프로토타입은 다시금 세 번째 모터가 얹힌 형태일 수 있으며, 만약 사실이라면 샤오미 SU7 울트라의 1,500마력급 퍼포먼스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후륜 듀얼 모터 구성은 정교한 토크 벡터링과 핸들링 강화에도 유리하다.
다만 시장성은 의문이다. 터보 GT조차 수요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1,200마력 이상의 RS 버전이 상업적으로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다. 타이칸의 진정한 매력은 오히려 기본형 모델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세련된 전기 세단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장 솔직하게 보여주고, 법인 고객층을 겨냥한 세제 혜택도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타이칸 RS’ 프로토타입은 실제 양산보다는 기술 과시, 혹은 전기 세단 시장에서 테슬라와 샤오미가 벌이는 성능 경쟁에 대응하는 상징적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