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가 브랜드의 상징이자 첫 모델이었던 플래그십 세단 LS를 지난 9월 미국 시장에서 단종시켰다. 1989년 첫 출시 이후 36년, 5세대를 거치며 브랜드의 정체성을 이끌어온 모델이지만, 최근 세대는 전 세계적으로 부진한 판매를 보였다. 이에 따라 렉서스는 차세대 LS의 방향성을 새롭게 모색하고 있다.
이 변화의 단서를 보여준 곳은 2025 일본 모빌리티쇼였다. 렉서스는 다양한 형태의 미래 LS를 제시했는데, 6개의 바퀴를 단 럭셔리 밴이나 3륜 단좌 모델처럼 실험적인 콘셉트도 있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주목받은 것은 ‘LS 쿠페 콘셉트’였다.
이 모델은 이름과 달리 전통적인 쿠페가 아닌, 스포티한 루프라인을 지닌 대형 SUV 형태를 띤다. 후면은 패스트백 스타일로 다듬었고, 전면 비율과 평평한 바닥 구조로 볼 때 전기차 기반일 가능성이 높다. 배기구가 없고 보닛 아래 공간이 좁은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디자인 면에서는 매우 낮고 뒤로 길게 뻗은 A필러가 눈에 띈다.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한 설계로, 전체적인 비율은 페라리 푸로산게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인상을 준다. SUV와 세단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루엣이다.
실내 역시 파격적이다. 운전석은 어두운 톤으로 처리돼 나머지 밝은 인테리어와 대비를 이루며, 중앙 디스플레이가 사라진 대신 운전석 앞에 두 개의 스크린이 수직으로 배치됐다. 상단은 주행 정보를, 하단은 측면 카메라와 전방 카메라의 영상을 결합해 360도 시야를 제공한다.
토요타는 2027년까지 15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렉서스 또한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미국 시장에 전기 ES 세단이 등장할 예정이며, 이어 LF-ZC 콘셉트카의 양산형 모델, 그리고 BMW i3·테슬라 모델 3·현대 아이오닉 6와 경쟁할 소형 전기 세단(IS EV)도 준비 중이다.
렉서스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모델 교체가 아니라, 브랜드가 다음 세대를 맞이하는 방향 전환의 신호로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