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화대 심천국제대학원과 톈진대 공동 연구팀이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는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Nature)’ 10월 29일자에 ‘전고체 배터리를 위한 연성 고체전해질 계면(A ductile solid electrolyte interphase for solid-state batteries)’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위험이 적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급속 충전이나 영하 환경에서 쉽게 균열이 생기고 수명이 짧아지는 문제가 상용화의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배터리 내부에 일종의 ‘유연한 보호막’을 설계했다. 일반적으로 고체전해질 계면(SEI)은 단단하지만 충격에 약해 균열이 발생하기 쉽다. 미세한 균열이 생기면 리튬이 불균일하게 쌓이며 성능 저하로 이어진다.
칭화대와 톈진대 연구진은 오히려 이 보호막을 ‘단단하게’ 만드는 대신 ‘유연하게’ 만드는 방법을 택했다. 은 기반 화합물인 Ag₂S와 AgF를 이용해 부드러우면서도 견고한 계면층을 형성한 결과, 균열 없이 충·방전을 반복할 수 있었다.
실험 결과, 이 기술을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는 혹한의 –30도 환경에서도 7,00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했고, 고출력 조건에서도 4,500시간 이상 성능을 유지했다. 기존 전고체 배터리가 쉽게 손상되던 조건에서도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한 것이다.
연구팀은 연성과 강성을 조화시킨 층상 구조 덕분에 내부 응력이 줄고 리튬이 고르게 분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핵심 기초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프로젝트는 칭화대 심천국제대학원의 캉페이위(Feiyu Kang) 교수와 허옌빙(Yanbing He) 교수, 톈진대의 양취안훙(Quanhong Yang) 교수가 공동으로 이끌었다. 연구는 중국 국가자연과학재단, 국가 중점 연구개발사업, 선전시 과학기술혁신계획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가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를 직접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극한 조건에서의 신뢰성과 수명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적 돌파구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