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가 중형 전기 SUV EX60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모델은 브랜드의 주력 SUV인 XC60의 전기차 버전으로, 가격 역시 XC6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준에 맞추는 것이 목표다. 현재 XC6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미국 판매 시작가는 6만2,445달러 수준이다.
EX60의 가격 전략은 새로운 제조 방식과 차세대 전기차 기술 도입이 뒷받침한다. 볼보는 새 800볼트 SPA3 플랫폼을 적용해 충전 속도를 높이고 구동 효율을 개선했다. 이 플랫폼은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 기능을 장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기존 모델 대비 에너지 밀도를 20% 높인 배터리를 탑재해 전기차 중 최장 주행거리를 목표로 한다.
차체 구조에도 변화가 있다. 배터리를 구조체로 활용하고 대형 일체형 주조(메가 캐스팅) 기법을 적용해 생산 단가를 낮춘 것이 특징이다. 볼보는 이 방식으로 제조 비용을 최대 25%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 통해 전기차 가격을 내연기관 기반 모델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려는 전략이다.
EX60은 브랜드 입장에서 중요한 전환점이다. XC60은 오랜 기간 볼보 판매의 중심이었고, 이를 잇는 전기차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브랜드의 전동화 계획도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테슬라 모델Y와 현대 아이오닉 5가 치열하게 경쟁 중인 글로벌 중형 전기 SUV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만큼 부담도 적지 않다.
경쟁 구도도 만만치 않다. 지리(Geely) 그룹 내에서 먼저 출시된 프리미엄 전기 SUV들이 이미 유럽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예를 들어, 지커(Zeekr) 7X는 5만2,990유로부터 판매되며, 고속 충전 능력과 고급 사양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60이 이들과의 기술적 연속선상에 있으면서도 볼보 고유의 안전과 브랜드 정체성을 어떻게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가격 측면에서 EX60은 테슬라 모델Y나 아이오닉 5보다 비싸겠지만, BMW가 내년 미국 출시를 예고한 전기 SUV iX3와 비슷한 가격대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볼보는 내년 초 EX60을 공식 공개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EX60이 볼보의 전동화 전략을 대중화 단계로 끌어올릴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