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해 이례적인 수준의 할인 정책을 내놨다.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가 지난 9월 말 종료된 이후 제조사들이 잇따라 보조 전략을 모색하는 가운데, 기아는 자사 전기차 전 차종에 일괄적으로 1만 달러(약 1,500만원)의 고객 할인 혜택을 적용했다.
이번 할인은 모델별 가격 대비 절감폭도 상당하다. 니로 EV의 경우 약 24%를 낮춘 셈이며, EV6는 23%, 대형 전기 SUV EV9은 18% 수준이다. 지난달 기아가 차종별로 최대 9,000달러까지 제공했던 혜택보다 폭을 넓힌 조치다.
할인 외 금융 조건도 공격적이다. 2025년형 EV6 전 트림은 72개월 무이자 할부가 적용되고, 여기에 2,500달러 추가 보너스가 붙는다. 고성능 EV6 GT는 최대 1만6,500달러의 리스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EV9 역시 60개월 무이자 금융 상품을 운영해 선택 폭을 넓혔다.
충전 환경도 개선됐다. EV6와 EV9은 테슬라의 북미표준충전규격(NACS)을 기본 탑재해 미국 전역 2만1천여기의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다. 리스 조건 역시 조정돼 니로 EV는 월 209달러(24개월), EV6와 EV9은 각각 월 309달러와 419달러부터 시작한다.
이번 판매 조건은 12월 1일까지 차량을 인도받는 고객에게 적용된다. 미국 시장에서는 최근 1만 달러 이상 인하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가격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혼다는 최근 프롤로그 SUV에 약 1만7,000달러의 할인을 적용했고, 현대차도 아이오닉 5의 저가 리스 프로그램을 유지하며 고객 유치를 이어가고 있다.
기아의 이번 결정은 세제 혜택 종료로 인한 고객 부담을 줄이고, 전기차 수요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미국 시장에서 연말까지 이어질 가격 경쟁이 전기차 구매 환경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