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초고속 충전 기술 ‘플래시 차징(Flash Charging)’을 유럽에 본격 도입할 준비에 들어갔다. 올해 초 베이징에서 첫 공개된 이 기술은 전기차 배터리를 5분 만에 절반 이상 충전할 수 있어 업계의 시선을 끌었다.
BYD는 최근 유럽 지역에서 플래시 차징 인프라 구축을 담당할 인력을 공개 채용하며 사업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네덜란드에 신설할 네트워크 운영센터를 중심으로, 각국에서 충전소 개발과 운영을 총괄할 담당자를 모집하고 있다. 채용 공고에는 충전 인프라 경험뿐 아니라 배터리 에너지 저장장치(BESS) 구축 역량까지 요구하고 있어, 실제 구축 단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플래시 차징은 BYD가 자체 개발한 1,000볼트 전기차 플랫폼 ‘슈퍼 e-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현재 중국 내에서는 한 L EV와 탕 L EV 등이 해당 플랫폼을 사용하며, 모두 초고속 충전을 지원한다. 차량은 듀얼 DC 충전도 가능하지만, 플래시 차징 자체는 단일 충전기만으로도 초고속 충전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충전 설비는 최대 1메가와트(1,000kW)까지 전력을 공급한다. 현존 최고 수준의 미국 DC 급속충전기(최대 500kW)를 크게 뛰어넘는 출력이다. BYD는 고출력 충전이 지역 전력망에 부담을 주는 점을 고려해 충전소마다 BESS를 배치해 전력 수급을 보조하는 방식도 병행할 계획이다.
BYD 글로벌 경영진은 타사 전기차도 이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지만, 동일한 속도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차량 자체가 고전압 플랫폼을 지원해야 초고속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BYD는 내년 말까지 영국에만 초급속 충전기 300기를 설치하겠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영국 고속도로망을 중심으로 충전소를 확충해 자사 차량의 이동 편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첫 유럽형 고급 전기차로는 2026년 출시 예정인 덴자(Denza)가 거론된다.
BYD는 올해 일본 경차급 전기차 출시, 유럽 시장에서의 하이브리드 왜건 출시 등 해외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진출은 높은 관세 장벽으로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지만, 유럽과 아시아 등 주요 시장에서는 충전 인프라와 차종 확대를 병행하며 영향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