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인수한 영국 전기모터 업체 야사(Yasa)가 새로운 인휠 구동계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시제품은 축류(축방향) 구조를 채택한 모터를 바탕으로 하며, 모터 무게는 12.7kg에 불과하다. 야사는 이 모터가 단기간 최대 750kW의 출력을 낼 수 있으며, 연속 출력도 350~400kW 수준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인휠 모터 특성상 차량에는 최소 두 개 이상이 탑재되기 때문에 고성능 차량에도 충분한 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개발의 핵심은 모터만이 아니다. 야사는 모터와 함께 사용할 경량 인버터도 새로 설계했다. 이 인버터는 약 15kg으로, 1,500kW 출력을 처리하도록 제작됐다. 이를 기준으로 단위 중량당 출력 밀도는 100kW/kg에 이른다. 현재 업계에서 공개된 전력변환장치의 출력 밀도는 50~70kW/kg 정도로 알려져 있어, 야사의 수치는 기존 한계를 두 배 가까이 끌어올린 셈이다.
다만 이번 인휠 구동계는 아직 초기 단계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야사는 구체적인 사양과 적용 가능 모델 등은 추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술 성숙도와 양산성에 대한 검증도 내년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야사는 이 시스템이 회생제동 능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회사는 고성능 회생제동이 안정적으로 구현되면 전기차 뒷바퀴에 별도의 대형 브레이크 시스템을 두지 않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디스크 브레이크나 구동축 등 일부 구성품을 제거할 수 있다면 최대 200kg가량의 부품이 사라지고, 차량 구조를 인휠 방식에 맞춰 새로 설계할 경우 절감되는 무게가 약 500kg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휠 모터 기술은 다른 기업들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독일 뮌헨의 스타트업 딥드라이브(DeepDrive)는 자체 기술을 적용한 인휠 구동계를 이미 시험차량에 탑재해 시연한 바 있다. 이 회사 역시 뒷바퀴 제동장치의 단순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드럼 브레이크를 적용해 성능을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시험 결과 기존에 제기된 소음이나 승차감 저하 등 인휠 모터의 한계가 최신 기술에서는 크게 완화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야사의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인 팀 울머는 이번 시제품이 기존 인휠 모터가 겪었던 중량과 토크 문제를 넘어서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축류 구조를 이용한 소형·경량 모터와 새 인버터 조합이 고출력 전기구동계를 휠 안쪽에 직접 배치하는 길을 열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