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충전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새로운 기능을 내놓았다. 전기차 운전자라면 누구나 겪는 일이 있다. 넓은 주차장 한가운데 설치된 대형 충전소에 도착해 빈 충전기를 찾아 이리저리 헤매는 상황이다. 테슬라는 그동안 충전소별 사용 가능 스톨 수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왔지만, 현장에서 정확히 어느 자리가 비어 있는지까지 알기는 어려웠다.
이번 연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서 테슬라는 이 문제에 직접 해법을 제시했다. ‘슈퍼차저 사이트 맵(Supercharger Site Map)’ 기능을 도입해 충전소에 접근하면 내비게이션 화면에 3D 지도가 자동으로 나타난다. 현재 사용 중인 자리, 비어 있는 자리, 점검 중인 자리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사용자는 별도의 버튼을 눌러 원하는 시점에 지도를 띄울 수도 있다.
지도에는 실제 충전기 위치뿐 아니라 주변 상점 정보도 표시된다. 운전자가 바로 옆에 있는 카페나 편의시설에 가까운 자리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는 셈이다.
현재 18개 충전소에서 시범 운영 중이며, 테슬라는 향후 모든 슈퍼차저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기능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편의성 이상의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차량, 내비게이션, 충전 인프라를 모두 자체적으로 구축한 테슬라의 수직통합 구조가 있어야 가능한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각기 다른 운영체제와 여러 충전사업자 간 연동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구현 난도가 크게 높다.
테슬라 충전 부문 총괄 맥스 드 제허는 “수직통합이 가능한 테슬라만이 이런 기능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며 “특히 규모가 큰 충전소에서 훨씬 편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용 플랫폼으로 차량-충전-소프트웨어 경험을 하나로 묶어낸 테슬라의 강점이 다시 한 번 드러난 셈이다. 판매 둔화나 신차 출시 지연 등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운전자 체감 경험에서는 여전히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이용 경험이 있다면, 어느 충전소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 의견을 남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