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가 2025년형 타이칸의 성능 향상 비결을 공개했다. 핵심은 배터리 용량 확대와 열관리 시스템 개선이다.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기준 배터리 총 용량은 기존 93.4kWh에서 105kWh로 늘었다. 용량이 커졌음에도 무게는 634kg에서 625kg으로 오히려 9kg 줄었다. 배터리 업계가 추구하는 에너지 밀도 향상의 방향성과 일치한다.
주행거리는 2024년형 최대 246마일(약 396km)에서 300마일(약 483km) 이상으로 대폭 늘었다. 최대 충전 속도도 270kW에서 320kW로 높아졌다. 고속 충전기 연결 시 10%에서 80%까지 채우는 데 걸리는 시간이 21.5분에서 18분으로 약 3분 반 단축됐다.
이 같은 개선의 핵심에는 열관리 기술이 있다. 포르쉐는 셀 모듈에 별도의 펌프나 구동 장치 없이 작동하는 패시브 쿨링 방식을 적용했다. 냉각판도 새로 설계해 방열 성능을 6kW에서 10kW로 끌어올렸다. 배터리가 고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기반이다.
충전 속도 향상에는 버스바 개선이 기여했다. 버스바는 배터리 팩 내부에서 전류를 전달하는 금속 도체다. 포르쉐는 더 두꺼운 버스바를 적용해 한 번에 더 많은 전류가 흐르도록 했다. 급속충전이 가능한 최저 배터리 온도도 섭씨 25도에서 15도로 낮췄다. 추운 지역 운전자들이 배터리 예열 시간을 줄이고 더 빨리 충전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포르쉐의 배터리 여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의 제조 결함으로 내부 단락 위험이 제기되면서 2만7000대 이상을 리콜했다. 당시 해당 차량 소유주들은 충전을 80%로 제한해야 했고, 이후 무상으로 배터리를 교체받았다.
포르쉐는 이번에 내구성 검증 과정도 공개했다. 실제 타이칸 고객의 급속충전 비율은 전체의 15% 수준이지만, 테스트에서는 충전의 절반을 급속충전으로 진행했다. 섭씨 100도 환경에서 30만km 주행을 시뮬레이션했고, 1m 수심 침수 테스트와 측면 충돌 테스트도 실시했다. 포르쉐 측은 이 과정에서 배터리 변형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주행 테스트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아웃오브스펙이 진행한 고속도로 테스트에서 후륜구동 타이칸은 시속 70마일(약 113km) 조건으로 367마일(약 591km)을 주행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공인 318마일을 49마일 초과한 수치다. 인사이드이브이의 충전 테스트에서는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가 15%에서 70%까지 12분 만에 충전을 마쳤다. 대부분의 구간에서 200kW 이상의 충전 속도를 유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