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일반 승용차를 대상으로 한 레벨 3 자율주행 상용 허가를 처음으로 부여하며 스마트 드라이빙 분야에서 중요한 정책적 전환점을 맞았다.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15일 발표를 통해 창안자동차와 베이징자동차그룹(BAIC) 산하 전기차 브랜드 아크폭스(Arcfox)의 레벨 3 자율주행 차량 2종을 공식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에서 일반 양산 승용차에 레벨 3 자율주행이 허용된 첫 사례다.
창안자동차가 승인받은 모델은 순수 전기 세단으로, 형식명은 SC7000AAARBEV다. 해당 차량은 고속도로 및 도시 고속화도로의 단일 차로에서 정체 상황에 한해 자율주행이 가능하며, 작동 최고 속도는 시속 50km로 제한된다. 현재는 충칭 지역 내 일부 구간, 즉 도심 순환도로와 신내환도로, 위두대로 등 지정된 노선에서만 운행이 허용된다. 이 모델은 창안의 전동화 브랜드 디팔(Deepal) 산하 SL03로 확인됐다.
아크폭스 역시 순수 전기 세단 1종이 레벨 3 자율주행 허가를 받았다. 등록명은 BJ7001A61NBEV이며, 실제 양산 모델은 아크폭스 알파 S다. 이 차량은 고속도로와 도시 고속화도로 단일 차로에서 최대 시속 80km까지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적용 구간은 베이징 징타이 고속도로, 공항 북부 고속도로, 다싱공항 고속도로 일부 구간으로 한정된다.
공업정보화부는 이번 승인과 관련해 전문가 평가단을 구성해 기능 검증과 안전성 평가를 진행했으며, 두 제조사가 관련 시험과 안전 평가를 모두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승인된 차량들은 향후 지정 구간에서 실도로 시범 운행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게 된다.
중국 정부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지능형 커넥티드 차량에 대한 진입 관리 체계와 관련 규제를 단계적으로 정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중국 내 양산 승용차는 레벨 2 자율주행까지만 기능 홍보와 상용화가 가능했으나, 이번 허가를 통해 레벨 3 시대가 공식적으로 열리게 됐다.
중국이 2022년 3월 발표한 기준에 따르면 레벨 2는 ‘복합 운전자 지원’ 단계로, 시스템이 일부 주행을 보조하더라도 모든 사고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다. 반면 레벨 3는 ‘조건부 자동화’ 단계로, 시스템이 특정 조건 내에서 주행의 모든 동적 과업을 수행하며, 운전자는 시스템 요청 시에만 개입한다. 다만 사고 발생 시 책임은 여전히 운전자에게 귀속된다.
한편 로보택시 분야에서는 이미 일부 기업이 레벨 4 자율주행 차량을 운영 중이지만, 이는 교통 당국이 별도로 발급한 시험·운행 허가에 따른 것이다. 최근 2년간 BMW, 메르세데스-벤츠, IM모터스, 아크폭스, 창안 디팔, BYD, 니오, 지커 등 다수 완성차 업체가 중국 일부 도시에서 레벨 3 자율주행 시험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용 허가가 중국 자율주행 기술의 제도적 전환점이자, 글로벌 완성차 및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기술 주도권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