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5,000유로 전기차’의 실체… 폭스바겐 ID. 폴로 기술 사양 확정

폭스바겐이 내년 출시를 앞둔 전기 소형차 ID. 폴로(ID. Polo)의 구체적인 기술 사양을 공개했다. ID. 폴로는 총 네 가지 출력 사양과 두 종류의 배터리로 운영되며, 브랜드가 예고해 온 ‘2만5,000유로 전기차’ 전략의 핵심 모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IAA 직전, 위장 무늬를 입은 ID. 폴로를 처음 공개한 바 있다. 최근에는 일부 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주행 행사(커버드 드라이브)를 통해 실제 주행 감각을 선보였으며, 이 자리에서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파워트레인 세부 정보도 함께 공개됐다. 특히 그동안 최고출력 166kW 버전만 알려졌던 것과 달리, 보급형 모델의 구체적인 사양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ID. 폴로는 전륜구동 기반으로 총 네 가지 출력 버전이 마련된다. 소형 배터리 모델은 최고출력 85kW와 99kW 두 가지로 구성되며, 대용량 배터리 모델은 155kW와 166kW 사양이 제공된다. 이 가운데 166kW 모델은 ID. 폴로 GTI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모든 버전에는 전륜구동 전용으로 개발된 APP290 전기모터가 탑재되며, 최대토크는 290Nm로 동일하다.

인버터 역시 새롭게 개발됐다. 폭스바겐은 이를 ‘펄스 인버터’로 명명했으며, 자체 개발 및 생산을 통해 원가 절감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조 개선이 ID. 폴로의 시작 가격을 약 2만5,000유로 수준으로 맞출 수 있었던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배터리는 LFP와 NMC 두 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85kW 및 99kW 모델에는 37kWh(순용량)의 LFP 배터리가 기본 적용되며, WLTP 기준 최대 약 300km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급속 충전은 최대 90kW를 지원해 10~80% 충전에 약 27분이 소요된다. 완속 충전은 11kW 기준으로 약 4시간 이내다.

상위 사양에는 순용량 52kWh의 NMC 배터리가 탑재된다. 목표 주행거리는 WLTP 기준 약 450km다. 급속 충전 성능은 최대 130kW로, 10~80% 충전에 약 23분이 걸린다. 당초 폭스바겐이 제시했던 20분 목표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소형 전기차로서는 경쟁력 있는 수치다.

두 배터리 모두 폭스바겐 배터리 자회사 파워코(PowerCo)의 표준화된 각형 셀을 사용한다. 셀 화학 조성만 달리한 동일 규격 셀을 차체 하부에 셀투팩(Cell-to-Pack) 방식으로 통합해, 기존 MEB 대비 무게와 공간 효율을 개선하고 에너지 밀도는 약 10% 향상시켰다.

플랫폼은 새롭게 개발된 전륜구동 기반 MEB+를 사용한다. 전면에는 맥퍼슨 스트럿, 후면에는 콤파운드 크랭크 액슬을 적용해 구조를 단순화하면서도 주행 안정성과 피드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폭스바겐은 “정확한 조향 반응과 높은 직진성을 통해 안전성을 크게 높였다”고 설명했다.

차체 크기는 전장 4,050mm, 휠베이스 2,600mm로 내연기관 폴로와 거의 동일하지만, 실내 공간은 19mm 더 넓다. 트렁크 용량은 435리터로, 기존 폴로(351리터)보다 크게 늘었다. 5인승 구성과 함께 최대 1,200kg의 견인 능력도 제공되며, 토우 히치 장착도 가능하다.

실내는 완전히 새롭게 설계됐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물리 버튼과 터치 인터페이스를 병행한 수평형 대시보드 레이아웃이 특징이다.

폭스바겐은 2026년 4월 사전 계약을 시작할 계획이지만, 초기에는 모든 파워트레인 라인업이 동시에 출시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대용량 배터리 모델이 먼저 출시되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2만5,000유로 보급형 ID. 폴로는 다소 늦게 합류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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