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안 R2, 출시 초기엔 라이다 없다… 사후 장착도 불가

리비안(Rivian)이 최근 개최한 ‘AI & 자율주행 데이(AI and Autonomy Day)’를 통해 차세대 전략을 비교적 명확히 드러냈다. 라이다(LiDAR)를 중심으로 한 자율주행 기술 로드맵과 함께, 테슬라 모델 Y의 대항마로 꼽히는 R2 전기 SUV의 단계적 출시 계획이 공개되면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주목할 만한 한 가지 한계도 분명해졌다.

R2는 출시 초기에는 라이다를 탑재하지 않으며, 이후 라이다 하드웨어가 적용된 모델이 나오더라도 초기 구매자를 위한 사후 장착(레트로핏)은 제공되지 않는다. 리비안은 이 같은 방침을 해외 전기차 전문 매체 인사이드EVs에 공식 확인했다.

리비안 측은 “현 시점에서 초기 출시된 R2 차량에 대해 이후 라이다 하드웨어를 장착하는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라이다 적용은 2026년 하반기로 예정돼 있지만, 초기에 판매되는 차량은 카메라와 레이더 기반 시스템을 끝까지 유지하게 된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R2가 처음 공개될 당시 라이다 탑재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고, 이번 AI & 자율주행 데이에서야 ‘2026년 이후 적용’이라는 계획이 깜짝 발표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새롭게 확인된 부분은, 라이다가 도입되더라도 기존 차량을 업그레이드해 주지는 않겠다는 점이다.

리비안은 R2가 ‘Gen 2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고도화 버전’으로 출시된다고 설명했다. 라이다는 차세대 자율주행 체계인 ‘Gen 3 아키텍처’의 핵심 요소로, 리비안이 자체 개발한 고성능 연산 장치 ‘RAP1(Rivian Autonomy Processor)’를 중심으로 구현될 예정이다.

초기 R2에는 라이다 대신 6,500만 화소의 HDR 카메라 시스템과 개선된 듀얼 모드 코너 레이더가 적용된다. 이를 통해 핸즈프리 주행 수준의 기능은 구현할 수 있지만, 라이다 기반 차량이 목표로 하는 레벨4 수준의 ‘시선 해제(eyes-off)’ 자율주행까지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비안은 이러한 전략이 의도된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라이다를 제외함으로써 R2의 시작 가격을 4만5,000달러 수준으로 맞출 수 있고, 더 넓은 소비자층을 겨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R2는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현재 Gen 2 R1보다 더 강력한 연산 성능과 센서를 제공할 것”이라며 “동급에서 가장 진보한 차량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2026년 이후 생산될 R2에서 라이다가 모든 트림에 기본 적용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리비안은 트림 구성과 옵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2026년에 추가로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향후에도 일부 하위 트림은 라이다 없이 판매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율주행 기능이 최우선 고려 사항이 아닌 소비자라면 R2 출시 시점에서 기술적 ‘아쉬움’을 느낄 필요는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은 라이다 소식이 알려지기 전부터 R2에 관심을 보여왔다.

반면, 장기적인 기술 확장성과 최신 자율주행 기능을 중시하는 소비자층의 경우 라이다 적용 시점까지 구매를 미루는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로 인해 R2 출시 초기 수요가 다소 분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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