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유럽에서 완전자율주행(FSD) 기반 셔틀 서비스를 공식 가동했다. 독일 서부 라인란트팔츠주 아이펠크라이스 비트부르크프륌 지역에서 시작된 이번 파일럿은 유럽 최초의 FSD 탑재 대중교통 서비스로,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이 실제 공공 모빌리티 영역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라인란트팔츠주 경제교통농업부는 지난 25일 공식 링크드인을 통해 해당 프로젝트의 출범을 발표했다. 다니엘라 슈미트 장관은 직접 차량에 탑승해 기술을 체험했으며, 지자체와 인허가 당국, 테슬라 간의 긴밀한 협력으로 서비스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농촌 지역의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 수단으로 도입됐다는 설명이다.
이번 셔틀 서비스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테슬라 FSD에 대한 업계 평가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AI·로보틱스 총괄 짐 팬은 최근 자신의 X 계정에 FSD v14 체험 후기를 올리며 극찬을 쏟아냈다. 그는 이 기술이 인공신경망이 운전하는 건지, 사람이 운전하는 건지 구분이 안 될 정도라며, 일명 ‘물리적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첫 AI라고 평가했다.
팬은 엔비디아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프로젝트 ‘GR00T’를 이끄는 핵심 인물이다. 그는 FSD v14를 두고 처음엔 마법 같다가 곧 일상이 되더니, 이제는 스마트폰처럼 빼앗기면 불편한 수준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일론 머스크도 v14에서는 지각 능력이 성숙해가는 게 느껴진다며 호응했다.
테슬라는 유럽 전역으로 FSD 확대를 준비 중이다. 지난달부터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FSD 동승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 3월까지 연장과 함께 추가 국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네덜란드에서는 내년 2월 정식 승인을 목표로 규제 당국과 협의 중이며, UAE에서도 내년 1월 출시가 예고됐다. UAE가 포함되면 FSD 서비스 국가는 총 8개국으로 늘어난다.
한국도 지난달 23일부터 FSD가 정식 배포돼 세계에서 7번째 출시국이 됐다. 현재는 미국에서 생산된 4세대 하드웨어(HW4) 탑재 모델S와 모델X에 한정되며, 대상 차량은 약 800~1000대 수준이다. 옵션 가격은 904만원이며, 초기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국내 도로에서도 개입 없이 주행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산인 모델3·모델Y는 안전기준 차이로 아직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최근 한미 FTA 규정에 따른 미국산 차량 수입 제한 해제로 향후 적용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이 열렸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가 이달 초 베를린에서 진행한 테슬라 모델3 FSD 시승에서는 시속 140km 고속주행, 공사구간 인식, 보행자 조기 제동, 좁은 도로 양보 등 복잡한 교통 상황을 최소한의 개입으로 소화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테슬라의 FSD 확장은 자율주행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를 예고한다. 캐딜락 슈퍼크루즈, 벤츠 드라이브 파일럿, 중국 BYD의 ‘신의 눈’ 등 경쟁 시스템들과의 본격적인 각축전이 시작됐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에서 ‘메기 역할’을 하며 규제 완화와 기술 발전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시장 선점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