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업계 전반이 수요 둔화와 투자 축소 압박에 직면한 가운데, 루시드 모터스(Lucid Motors)가 2025년 4분기 눈에 띄는 반등을 만들어냈다. 테슬라와 리비안이 4분기 인도량 감소를 기록한 것과 달리, 루시드는 생산과 인도 모두에서 가파른 성장세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루시드는 2025년 4분기 동안 8,412대를 생산했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116%, 전년 동기 대비로는 148% 증가한 수치다. 연간 기준 생산량은 1만8,378대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103%) 늘어났다. 상반기 신형 SUV ‘그래비티(Gravity)’ 생산 차질로 목표 달성이 불투명했던 상황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결과다.
인도량도 회복… 연간 55% 성장
인도 실적 역시 개선됐다. 4분기 인도량은 5,345대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2025년 연간 인도량은 1만5,841대로, 2024년 대비 55% 늘었다. 분기별로 보면 생산 증가 속도에 비해 인도는 다소 완만했지만, 공급 정상화가 본격화된 4분기부터 간극이 빠르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볼륨 확대 초기 단계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램프업 곡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량 생산 경험이 제한적인 신생 전기차 업체로서는 생산 안정화 자체가 중요한 이정표라는 분석이다.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이번 반등은 루시드 내부의 자신감 회복과도 맞물려 있다. 커뮤니케이션 총괄 닉 트워크(Nick Twork)는 지난해 말, 주가가 사상 최저치로 내려간 직후에도 “우리는 멈추지 않고 계속 구축하고 있으며, 생산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장기 투자자들에게 쉽지 않은 시기라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실행과 투명성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포드 등 일부 완성차 업체들이 대형 전기차 프로젝트를 축소하거나 연기하는 상황에서, 루시드는 생산 확대 기조를 유지했다.
유동성은 2027년 상반기까지
재무 여력도 단기적으로는 안정적이라는 설명이다. 루시드는 2025년 3분기 말 기준 약 42억 달러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Public Investment Fund(PIF)’와의 합의를 통해 지연 인출 대출 한도를 확대하면서 총 유동성은 약 55억 달러 수준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 자금으로 최소 2027년 상반기까지 운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이는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 루시드의 생존 리스크를 일정 부분 완화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다음 무대는 중형 전기차
루시드는 올해 하반기부터 새로운 중형 플랫폼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최소 세 가지 차종이 계획돼 있으며, 그중 핵심은 약 5만 달러 수준의 중형 전기 SUV다. 지금까지 고급 세단 ‘에어(Air)’와 대형 SUV ‘그래비티’에 집중해온 루시드가 본격적으로 대중적 가격대에 도전하는 셈이다.
이는 테슬라, 현대차그룹, 중국 브랜드들이 이미 치열하게 경쟁 중인 세그먼트로, 루시드의 기술력과 브랜드 포지셔닝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루시드는 오는 2026년 2월 24일, 2025년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전기차 시장이 다시 한번 냉정한 평가 국면에 들어선 지금, 루시드의 Q4 반등이 일시적 반짝임인지 구조적 전환의 신호인지는 그때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