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혼다, CES에서 깜짝 공개한 아필라 SUV 정말 매력적인가?

소니와 혼다의 합작 법인 SHM(Sony Honda Mobility)가 CES 2026 무대에서 새로운 전기차 가능성을 드러냈다.

SHM은 2025년 한 해 동안 이렇다 할 공개 행보가 많지 않았지만, 첫 양산 모델 아필라 1의 출시 계획은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혼다 오하이오 이스트 리버티 공장에서 시험 생산 가동을 시작했다고 밝히며, 품질 기준을 맞추기 위한 검증 절차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SHM은 CES 2026 전시회 기간 동안 두 번째 차종이 될 가능성이 높은 전기 SUV를 콘셉트 형태로 공개했다. 정식 명칭은 ‘아필라 프로토타입 2026’로 불리며, 발표 행사 말미에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모습을 드러낸 깜짝 데뷔였다.

차량에 대한 세부 정보는 극도로 제한됐다. 미즈노 야스히데(Mizuno Yasuhide) CEO는 단 두 가지 사실만 언급했다. 기존 세단보다 더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양산 모델을 미국 시장에 2028년부터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그 이상의 기술적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아필라 1과 얼마나 닮았나

외형 디자인은 이미 알려진 아필라 1 세단의 언어를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다. 쿠페형에 가까운 완만한 루프라인과 간결한 차체 면 처리가 특징으로, 화려함보다는 단정함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혼다 특유의 실용적인 디자인 감각과 소니의 전자제품 철학이 섞인 결과라고 볼 수 있지만, 독자적인 개성을 드러내기에는 다소 밋밋하다는 인상도 동시에 남긴다.

무대 등장 자체가 매우 짧았던 만큼, 실내 이미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행사에 사용된 일부 자료를 통해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풀-와이드 디스플레이와 뒷좌석 탑승자를 위한 두 개의 개별 스크린이 적용될 것이라는 점은 확인됐다. 프로토타입에서도 세단과 유사한 센서 배열이 윈드실드 상단부에 장착돼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같은 플랫폼을 쓰는 형제차인가

업계에서는 이 SUV가 세단과 동일한 기본 전기차 플랫폼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필라 1이 듀얼 모터 시스템으로 약 400마력 출력, 91kWh 배터리로 약 300마일 주행거리, 그리고 NACS 규격을 통한 최대 150kW 급속 충전을 지원하는 만큼, SUV 모델 역시 이와 비슷한 기술 구성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성능표만 놓고 보면, 시장을 놀라게 할 수준의 혁신은 아니다. 현재 공개된 사양은 2026년 기준으로 무난한 편이지만, 이미 다양한 완성차 브랜드가 경쟁 중인 프리미엄 전기 SUV 세그먼트에서 압도적인 비교우위를 점하기는 쉽지 않다.

가격 경쟁력은 과연 충분한가

문제는 가격대다. SHM이 공개한 예약 판매 기준 아필라 1 세단은 8만9,900달러에서 시작하고, 고급 스크린 옵션이 들어간 상위 사양은 10만 달러를 넘는다. 이런 흐름을 감안하면 SUV 양산형 역시 비슷한 포지셔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북미 시장에서 테슬라 모델 S나 루시드 에어와 같은 고급 전기세단조차 판매 둔화를 겪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필라 SUV는 등장과 동시에 치열한 경쟁 환경을 맞닥뜨리게 된다. 비슷한 가격으로 더 뛰어난 주행 성능이나 긴 항속거리를 제공하는 차량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안전과 엔터테인먼트, 정말 차별 포인트가 되나

SHM은 제원보다 ‘경험’을 앞세우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소니의 엔터테인먼트 생태계를 적극 반영해 차량 내부에서의 즐거움을 강화하고, 높은 수준의 센서 하드웨어 패키지를 통해 안전 분야에서만큼은 경쟁 차종보다 앞설 수 있다고 기대한다.

특히 양산형 아필라 1에는 총 40개의 센서가 탑재된다. 카메라 18개, 레이더 9개, 초음파 센서 12개, 그리고 라이다 1개로 구성된 인식 패키지는 레벨3 자율주행 구현을 위한 기반이다. 아직 실제 기능은 추후 업데이트로 제공될 예정이지만, 하드웨어 구성만큼은 상당히 공격적인 편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플레이스테이션5 콘솔의 기본 장착이다. 자동차 안에서 게임과 콘텐츠 소비를 자연스럽게 결합해, 충전 시간과 이동 시간을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하도록 하겠다는 발상이다.

지금은 데모, 하지만 미래는 양산

이번 CES에서 공개된 아필라 SUV는 어디까지나 프로토타입 단계다. 실제 성능과 가격, 자율주행 기능이 어떤 형태로 구체화될지는 앞으로 남은 개발 과정과 추가 발표를 통해 드러나게 된다.

SHM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험 생산과 품질 검증을 거쳐, 단계적으로 기능 안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리고 2028년부터는 센서 기반 레벨3 자율주행을 포함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SUV 모델에도 그대로 이식하겠다는 목표다.

자동차 성능 경쟁이 아니라, 자동차를 둘러싼 사용 경험 경쟁. 소니와 혼다가 만든 아필라의 두 번째 모델은 과연 이 새로운 공식을 통해 시장을 설득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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