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 세단은 접는다! 새로운 중형 크로스오버 3종으로 승부

CES 2026에서 루시드 모터스의 마크 빈터호프 임시 CEO가 향후 제품 전략에 대한 힌트를 던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루시드는 더 이상 세단을 만들지 않는다.

빈터호프는 기자 간담회에서 곧 공개될 미드사이즈 플랫폼 기반 차량이 총 세 가지 바디 타입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중 4도어 세단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는 “세단 세그먼트에서 경쟁할 생각이 없다. 그건 우리의 초점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왜 세단을 포기했나

루시드 에어는 동급 최고 수준의 주행거리와 효율, 퍼포먼스를 갖춘 전기 세단으로 평가받아왔다. 테슬라 모델S의 수석 차량 엔지니어 출신인 피터 롤린슨 전 CEO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차량이었다. 그러나 미국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 전체가 세단에서 크로스오버와 SUV로 옮겨간 지 오래다. 에어의 2025년 판매량이 전년 대비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루시드가 대중화 단계로 도약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면 신형 그래비티 SUV는 출시 직후 루시드 전체 인도량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순항 중이다. 시장이 원하는 것과 브랜드가 잘 만드는 것 사이의 간극을 빈터호프 체제의 루시드는 더 이상 외면하지 않기로 한 셈이다.

미드사이즈 플랫폼에서 어떤 차가 나오나

첫 번째 모델은 테슬라 모델Y와 직접 경쟁하는 크로스오버 SUV다. 올해 중 공개되며, 2027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다. 빈터호프에 따르면 두 번째 모델은 첫 번째 차량 출시 후 최대 1년, 빠르면 그보다 앞서 등장한다. 이 차량은 오프로드 특화 SUV로, 지난해 페블비치에서 공개된 그래비티 X 콘셉트의 디자인 언어를 계승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고 상승, 올터레인 타이어, 스키드 플레이트, 견인 후크 등 험로 주행에 필요한 요소들이 반영될 전망이다.

세 번째 모델은 두 번째 모델 출시 18개월 후에 등장하며, 빈터호프는 이 차량이 “이전 모델들보다 훨씬 큰 변화를 담게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2029년까지 루시드는 상당히 풍성한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가격과 성능은 어느 수준인가

미드사이즈 플랫폼 차량들은 루시드가 자체 개발한 아틀라스(Atlas) 드라이브 유닛을 탑재하며, 기본 사양 기준 335마력의 출력과 최소 300마일(약 483km) 이상의 주행거리를 목표로 한다. 시작 가격은 5만 달러(약 7,300만 원) 미만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현재 루시드의 가장 저렴한 모델인 에어 퓨어가 6만 9,900달러부터 시작하는 점을 감안하면, 미드사이즈 모델은 루시드를 완전히 새로운 고객층에게 열어줄 열쇠가 된다. 경쟁 모델로는 리비안 R2, BMW iX3, 메르세데스-벤츠 GLC 클래스 EV 등이 거론되며, 업계에서는 이 차량이 루시드가 상표 등록한 어스(Earth)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자율주행 기술은 어디까지 왔나

미드사이즈 플랫폼 차량에는 엔비디아 드라이브 AGX 토르 컴퓨터 두 대와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로 구성된 멀티 센서 수트가 탑재된다. 출시 초기에는 테슬라 FSD(슈퍼바이즈드)와 유사한 레벨2 수준의 주행보조 기능을 제공하지만, 출시 후 수년 내에 레벨4 자율주행으로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루시드는 이번 CES에서 우버, 자율주행 기술 기업 누로(Nuro)와 손잡고 그래비티 기반 로보택시를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차량은 이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시범 운행 중이다.

생산은 어디서 이뤄지나

미드사이즈 차량 생산은 애리조나주 카사 그란데 공장과 사우디아라비아 라비그의 AMP-2 공장에서 이뤄진다. 사우디 공장은 현재 건설이 예정보다 앞서 진행 중이며, 초기에는 에어와 그래비티의 CKD 조립을 담당하다가 미드사이즈 모델부터는 완전 자체 생산에 돌입한다.
다만 빈터호프는 자금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현재 확보된 자금은 내년 하반기까지 운영을 지탱할 수 있는 수준이며, 미드사이즈 플랫폼의 양산 램프업을 위해서는 추가 투자 유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최대 주주로서 지속적인 투자를 단행해왔지만, 루시드가 제시한 청사진을 현실화하려면 재무 건전성 확보가 선결 과제로 남아 있다.

그래비티 소프트웨어 문제는 해결됐나

지난해 출시 직후 소프트웨어 문제로 진통을 겪은 그래비티에 대해 빈터호프는 “이달 말, 늦어도 3월 말까지는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초기 품질 이슈에도 불구하고 그래비티는 현재 루시드 인도량의 대다수를 차지하며 브랜드의 실질적인 볼륨 모델 역할을 하고 있다. 미드사이즈 플랫폼 차량들이 순조롭게 출시된다면, 루시드는 프리미엄 전기차 스타트업에서 본격적인 대중 브랜드로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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