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Tesla)가 자율주행 보조 소프트웨어 FSD(Full Self-Driving)의 일시불 구매 옵션을 폐지한다.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1월 13일 X를 통해, 2월 14일부터 FSD를 신규로 이용하려는 고객은 월 99달러 구독 방식만 선택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 소비자들은 8,000달러를 한 번에 지불하거나, 월 단위 구독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이번 결정으로 오랜 기간 유지돼 온 선택지가 사라지게 됐다. 테슬라는 이와 관련한 공식적인 배경 설명이나 추가 공지를 내놓지 않았다.
왜 지금 구독 모델로 완전히 돌아섰나
이번 변화는 단순한 판매 정책 조정이라기보다, 테슬라가 FSD를 바라보는 사업적·법적 환경 변화를 반영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FSD는 현재 ‘FSD(Supervised)’라는 명칭으로 운영되며, 여전히 SAE 레벨2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다. 운전자의 상시 주의와 개입 준비가 전제된다. 완전 자율주행과는 분명한 거리가 있음에도, 과거 테슬라는 이를 장기적으로 완성될 기술로 홍보하며 고가의 선결제를 받아왔다.
HW3 논란과 누적된 법적 리스크
문제는 하드웨어다. 머스크는 2025년 1월, HW3가 완전 자율주행을 지원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는 2016년 이후 FSD를 구매한 일부 고객들에게 결정적인 사안이다. 당시 고객들은 향후 차량을 로보택시로 활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전제를 믿고 최대 8,000달러를 지불했다.
현재 테슬라는 HW3 기반 차량 소유자들로부터 집단 소송과 법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일시불 판매 중단은 향후 유사한 분쟁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조치로도 읽힌다.
낮은 구독 전환율이 말해주는 것
테슬라는 FSD를 반복 매출의 핵심 축으로 키우려 했지만, 실제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25년 10월, CFO 바이바브 타네자는 **전체 차량 중 FSD 구독률이 약 12%**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차종별로 보면 모델 3와 모델 Y는 12~18% 수준에 그쳤고, 모델 S와 모델 X만이 50~60%의 비교적 높은 채택률을 보였다. 이는 고급 트림에 FSD가 패키지로 포함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현재 가격대에서 FSD의 체감 가치에 대한 시장의 회의감이 분명히 드러난 셈이다.
안전 조사와 규제 압박도 변수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은 지난해 FSD가 탑재된 테슬라 차량 288만 대를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50건 이상의 교통 법규 위반 신고와 다수의 사고가 계기가 됐다.
이 같은 규제 환경 속에서, 고가의 일시불 판매를 지속하는 것은 테슬라 입장에서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반복 매출이 절실한 테슬라의 현실
테슬라는 최근 판매 둔화라는 또 다른 압박에 직면해 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는 2025년 판매량이 전년 대비 27.8% 급감했다. 경쟁 심화와 더불어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반감이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FSD 구독은 테슬라가 강조해온 핵심 반복 매출 모델이다. 일시불 판매 중단은 단기 매출을 포기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예측 가능한 수익 구조를 강화하겠다는 선택으로 볼 수 있다.
테슬라 자율주행 전략에 남기는 의미
테슬라는 지난해 10월 FSD v14를 공개하며, 마케팅 문구에서 ‘완전 자율주행’ 표현을 공식적으로 삭제했다. 새 버전에는 연석·차고 도착 옵션, 막힌 도로에서의 카메라 기반 주행, 긴급차량 인식 개선 등이 포함됐다.
또한 북미 전역에서 30일 무료 체험을 제공하며 인지도와 체험 기회를 넓히고 있다. 다만 머스크가 제시해온 로보택시 일정은 계속 수정되고 있다. 최근에는 완전 비감독 자율주행에 필요한 학습 데이터가 100억 마일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