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둥펑자동차(Dongfeng Automobile)가 자사의 350Wh/kg급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시험 차량을 혹한 환경 검증에 투입했다. 둥 산하 이파이 테크놀로지(Yipai Technology)는 시험 차량들이 Wuhan에서 출발해 중국 최북단 지역인 Mohe Cold Region 테스트 기지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은 단순한 주행 확인이 아니라, 전고체 배터리를 실제 양산차에 적용하기 전 마지막 관문에 가까운 실전 검증 단계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350Wh/kg 전고체 배터리, 어느 수준인가
둥펑이 공개한 350Wh/kg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상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크게 웃도는 에너지 밀도를 갖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배터리를 적용할 경우 1회 충전 주행거리는 1,000km 이상이 가능하다.
안전성과 내구성 역시 핵심 포인트다. 해당 배터리는 170도 고온 열상자 테스트를 통과했으며, 이는 중국 국가 기준(130도)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또한 영하 30도 환경에서도 에너지 유지율 72%를 기록해, 전고체 배터리의 고질적인 저온 성능 한계를 상당 부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테스트의 핵심은 ‘저온에서의 실사용성’
이번 혹한 시험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진행된다.
저온 주행거리 변화, 저온 충전 성능, 그리고 저온 내구성이다.
시험 환경은 영하 40도에서 영하 30도에 이르며, 70개 이상의 세부 테스트가 예정돼 있다. 이를 통해 주행거리 안정성, 충·방전 효율, 구조 안전성, 차량 통합 성능까지 전반적인 실차 적용 가능성을 점검한다. 이는 단순 셀 테스트가 아닌 ‘차량 단위 검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자체 기술로 구축한 전고체 배터리 생태계
둥펑은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R&D부터 시범 생산, 파일럿 테스트까지 아우르는 자체 개발 플랫폼을 구축했다. 지금까지 10개 이상의 핵심 기술을 확보했고, 관련 발명 특허는 180건 이상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로드맵도 명확하다. 에너지 밀도 기준으로 240Wh/kg부터 500Wh/kg까지 단계별 제품군을 준비 중이며, 이번 350Wh/kg 배터리는 그 중간 단계에 해당한다.
2026년 양산 목표, 현실적인 이유
둥펑은 이미 0.2GWh 규모의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생산 라인을 구축해 가동 중이다. 회사 측은 2026년 9월부터 350Wh/kg 전고체 배터리를 실제 차량에 탑재해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전 성능은 1C 수준으로 공개됐는데, 이는 배터리 용량 대비 안정성과 수명을 우선한 보수적인 설정으로 해석된다. 전고체 배터리를 ‘기술 과시’가 아닌, 실제 양산 가능한 기술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 읽힌다.
소재 기술의 변화가 만든 돌파구
중국 매체 후베이일보에 따르면, 둥펑의 전고체 배터리는 고용량 삼원계 양극재, 실리콘-카본 음극재, 산화물-폴리머 복합 고체 전해질을 조합한 구조를 채택했다. 이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성과 저온 성능 한계를 동시에 보완하기 위한 선택이다.
여기에 중국 연구기관들의 기초 연구 성과도 더해졌다.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는 요오드 이온 첨가제를 활용해 전해질과 전극 사이의 미세 공극 문제를 개선했고, 금속연구소는 유연성을 높이는 폴리머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또한 Tsinghua University 연구진은 불소계 폴리에테르 소재를 활용해 고압 안정성을 강화했다.
둥펑의 이번 혹한 테스트는 전고체 배터리가 연구실 단계를 넘어, 실제 도로 환경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여전히 2028~2030년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으로 보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은 이미 ‘양산 준비 단계’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