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논란’ 휩싸인 핀란드 전고체 배터리, 3월이면 진짜 실체 드러난다

자동차 업계의 ‘성배’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두고 새해 초부터 유례없는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핀란드의 배터리 스타트업 ‘도넛 랩(Donut Lab)’이 CES 2026에서 발표한 혁신적인 사양이 배터리 종주국을 자처하는 중국 업체로부터 “사기”라는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5분 충전 배터리? 도넛 랩의 파격 선언

논란의 시작은 이달 초 CES 2026이었다. 버지 모터사이클(Verge Motorcycles)의 자회사인 도넛 랩은 세계 최초로 OEM 양산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를 공개했다. 이들이 제시한 사양은 그야말로 ‘외계인 고문’ 수준이다.

  • 에너지 밀도: 400Wh/kg (테슬라 4680 배터리의 약 2배)

  • 충전 속도: 5분 만에 100% 완충 가능

  • 내구성: 10만 회 충·방전 사이클 (이론상 1,000년 사용 가능)

  • 안정성: 영하 30도 및 영상 100도에서도 용량 99% 유지, 화재 위험 제로

도넛 랩은 이 배터리가 이미 양산 준비를 마쳤으며, 올해 1분기 출시될 ‘2026년형 버지 모터사이클’ 전 모델에 탑재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中 에스볼트 회장 “기초 지식만 있어도 사기인 것 안다”

이러한 광폭 행보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중국의 배터리 거물, 에스볼트(SVOLT)의 양홍신(Yang Hongxin) 회장이었다. 그는 지난 14일 자사 ‘배터리 데이’ 행사 직후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도넛 랩을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

양 회장은 “그런 배터리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에너지 밀도와 충전 속도, 사이클 수명 등 도넛 랩이 제시한 모든 파라미터가 서로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기초적인 배터리 공학 지식만 있다면 이것이 실현 불가능한 ‘사기’임을 바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중국 기술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 중국이 못 만드는 것을 다른 나라 회사가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는 동시에, 배터리 업계와 자본 시장의 과도한 거품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7년 ‘전고체 원년’ 앞둔 주도권 싸움

현재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는 CATL과 BYD 역시 전고체 배터리의 소규모 양산 시점을 2027년으로 잡고 있다. 에스볼트 또한 현재는 270~342Wh/kg 수준의 ‘반고체 배터리’에 집중하고 있으며, 400Wh/kg 이상의 순수 전고체 배터리는 2028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이 기존 대기업을 제치고 혁신을 일궈낸 사례는 많지만, 도넛 랩의 사양은 현재의 재료공학적 한계를 한참 뛰어넘은 것이 사실”이라며 “오는 3월 버지 모터사이클의 실제 인도 시점에 전 세계 엔지니어들의 ‘분해 보고서’가 나오면 진위가 가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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