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가 배터리 소재 전문 기업 ‘프린스턴 누에너지(PNE)’와 손잡고 리튬이온 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술 고도화에 나선다. 단순히 폐배터리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수준을 넘어, 배터리의 핵심인 양극재를 직접 재생하는 차세대 공법을 통해 전기차 시대의 자원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2022년부터 시작된 비밀 병기, ‘플라즈마’ 직결 재생
양사는 최근 리튬이온 배터리 재활용 기술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이들의 협력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혼다와 PNE는 이미 2022년부터 배터리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스크랩(Scrap)과 수명이 다한 폐배터리를 활용해 ‘플라즈마 기반 양극재 직결 재생(Direct Cathode-to-Cathode)’ 기술을 검증해 왔다.
이 기술은 기존의 습식 제련(Hydrometallurgy)이나 건식 제련(Pyrometallurgy) 방식과는 궤를 달리한다. 복잡한 화학 공정이나 고온의 용해 과정 없이 플라즈마 기술을 통해 양극재의 구조를 직접 회복시키는 방식이다. 공정이 단순해지는 만큼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신규 원자재와 대등한 성능”…상용화 ‘청신호’
기술 검증 결과는 고무적이다. PNE가 이 공법으로 재생한 니켈·망간·코발트(NMC) 양극 활물질은 천연 광물에서 추출한 신규 원자재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성능을 입증했다. 혼다 입장에선 성능 저하에 대한 우려 없이 재활용 소재를 자사 전기차 배터리에 다시 투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이번 파트너십은 혼다의 전동화 로드맵인 ‘클로즈드 루프(Closed-loop)’ 전략과 맞닿아 있다. 배터리의 생산부터 폐기, 재활용까지 모든 과정을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해결함으로써 원자재 가격 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비용 절감과 ESG,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차오 얀(Chao Yan) PNE 최고경영자는 “혼다와의 협력은 순환형 배터리 소재 개발을 위한 명확한 경로를 보여준다”며 “고성능 소재 생산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폐배터리 처리는 제조사들의 숙명적인 과제가 됐다”며 “혼다가 선택한 직결 재생 방식은 비용 효율성 면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사는 앞으로 이번 검증 프로젝트를 상업적 규모로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 돌입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