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등급 내년부터 한 푼도 없다… 올해 경유 SUV 폐차하고 전기차 사면 1181만원 지원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0일 ‘2026년 조기폐차 보조금 업무처리지침’과 ‘2026년 저감장치·엔진교체 등 보조금 업무처리지침’을 확정하고, 지방정부와 공동으로 저공해조치 지원사업을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올해 지원 규모는 총 11만3000대로, 5등급 차량 4만4000대, 4등급 차량 6만4000대, 지게차·굴착기 등 건설기계 5000대로 편성했다.

5년간 84% 줄었다…”정책 목표 상당 부분 달성”

정부가 5등급 차량 지원 종료를 결정한 배경에는 뚜렷한 정책 성과가 자리한다. 기후부 집계에 따르면, 5등급 차량 등록 대수(자동차 보험가입 기준)는 2020년 말 100만 대에서 지난해 말 16만 대로 5년 새 84% 급감했다. 운행제한 정책과 조기폐차 보조금을 병행 추진한 효과가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매년 신청 건수가 줄어드는 흐름까지 고려하면, 정부로서는 한정된 예산을 4등급 이하 차량의 무공해 전환에 집중할 실익이 크다.

5등급 경유차에 대한 매연저감장치 부착 지원 역시 올해를 끝으로 종료된다. 정부는 대상 차주가 사업 기간 내 빠짐없이 지원을 신청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와 함께 모바일 전자고지, 우편 발송 등 맞춤형 홍보를 집중 실시할 계획이다.

참고로 5등급 차량은 단순히 오래된 차를 뜻하지 않는다. 경유차 기준 2002년 7월 이전 배출허용기준이 적용된 차종, 휘발유·가스 차량은 1987년(경형·소형·중형) 또는 2000년(대형·초대형) 이전 기준이 적용된 차종을 말한다. 연식이 아니라 제작차 배출허용기준으로 등급이 결정되므로, 정확한 확인은 자동차 배출가스 누리집(www.mecar.or.kr)에서 해야 한다.

4등급 보조금 ‘전기차 전환’에 집중…내연차 교체 시 2차 지원 끊겨

4등급 차량 조기폐차 지원은 유지하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대폭 손질했다. 핵심 변화는 2차 보조금(차량 구매 보조금) 지급 조건이다. 앞으로 4등급 차량을 조기폐차한 뒤 전기·수소·하이브리드차를 구매할 때만 2차 보조금을 지급하고, 휘발유·가스차 등 내연기관차를 새로 살 경우에는 2차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뺐다.

이는 기존 ‘낡은 차를 새 차로’ 바꾸는 단순 교체를 넘어, 실질적인 탄소 배출 감축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정부가 내연차 간 교체를 사실상 보조 대상에서 퇴출시킨 만큼, 노후 경유차 차주들이 차기 차량을 선택할 때 전기·수소차 쪽으로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경유 SUV 폐차 후 전기차 구매 시 1181만원 vs 내연차 231만원

특히 올해부터 도입된 ‘전환지원금’이 보조금 격차를 더욱 벌려놓는다. 전환지원금은 3년 이상 보유한 내연기관차를 폐차하거나 판매하고 전기차를 구매할 때 추가로 지급하는 제도로, 국비 기준 최대 100만 원이다. 서울시의 경우 지자체 추가 지원까지 합산하면 최대 130만 원까지 올라간다.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보자. 서울 거주자가 차량가액 330만 원인 2010년식 경유 SUV를 조기폐차하고 기아 EV3를 구매할 경우, 폐차 보조금 330만 원에 전기차 구매 보조금과 전환지원금 130만 원 등을 더해 총 1181만 원 수준의 혜택을 받는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내연기관차를 구매하면 폐차 시 1차 보조금 231만 원만 받게 된다. 보조금 차이가 약 950만 원에 달하는 셈이어서, 경제적 측면에서 전기차 전환 유인이 분명해졌다.

전환지원금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 규모와 연동된다. 신규 구매 전기차가 받는 구매 보조금이 500만 원을 넘으면 전환지원금 100만 원을 전액 지급하고, 그 미만이면 구매 보조금에 비례해 지급한다. 하이브리드차는 현재 저공해자동차로 분류돼 전환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되며, 가족 간 증여·판매를 통한 형식적 전환도 지원 대상이 아니다.

올해 저공해조치 지원사업의 사업별 예산 편성을 살펴보면, 4등급 경유차 조기폐차에 798억5000만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건설기계 엔진교체 297억 원, 5등급 차량 조기폐차 264억 원, 전동화 개조 223억 원이 뒤를 잇는다. 지게차와 굴착기 등 노후 건설기계 5000대까지 지원 범위에 포함시켜, 산업 현장의 미세먼지 배출원 관리도 동시에 강화한다.

11일부터 등급 조회·신청…3월엔 ‘내차 종합 정보’ 서비스 개시

보조금을 신청하려는 차주는 11일부터 자동차 배출가스 누리집(www.mecar.or.kr)에서 자신의 차량 등급을 조회하고 조기폐차를 직접 신청할 수 있다. 오프라인으로는 한국자동차환경협회(1577-7121)를 통해서도 신청이 가능하다. 3월부터는 같은 누리집 내 ‘내차 종합 정보’ 화면에서 차량 정보를 입력하면 배출가스 등급과 예상 지원금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가 추가된다.

다만 보조금을 지원받아 새 차를 구매하면 2년간 의무 운행 기간을 지켜야 한다는 점도 유의할 부분이다. 기간 내 차량을 매각하거나 폐차하면 보조금 환수 대상이 될 수 있다.

김진식 기후에너지환경부 대기환경국장은 “5등급 자동차 보조금을 지원하는 마지막 해인 만큼 대상 차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며 “이번 제도 개편이 노후 내연차량을 전기·수소차로 전환하는 과정의 부담을 완화하고, ‘대한민국 녹색전환(K-GX)’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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