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차 메이커 BYD가 일본 시장의 심장부를 공략할 전기 경차 ‘라코(Racco)’의 실내를 공개했다. 자국 브랜드의 철옹성으로 불리는 일본 경차(K-Car) 시장에 외국 메이커가 전용 모델로 도전장을 내민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YD는 최근 일본 공식 홈페이지에 라코의 실내 사진을 올리며 올해 여름~가을 출시를 공식화했다. 예상 가격은 약 250만 엔(한화 약 2,360만 원)으로, 일본 대표 전기 경차인 닛산 사쿠라(253만 엔)와 정면으로 맞붙는 구도다.
‘경차다움’ 살리되, 전동화 감성 더했다
라코의 실내는 일본 경차의 전형적인 레이아웃을 충실히 따른다. 짧은 센터 콘솔 위에 변속 레버를 배치하고, 앞좌석 두 개를 촘촘하게 모았다. 좁은 공간 활용에서 수십 년간 노하우를 쌓아온 일본 경차 문법을 BYD가 의도적으로 선택한 셈이다. 다만 여기에 플로팅 터치스크린과 LCD 계기판, 그리고 공조 전용 물리 버튼을 더해 첨단 기기 조작과 직관적인 물리 조작을 함께 지원한다.
시트는 화이트 합성가죽으로 마감해 실내에 밝고 깔끔한 인상을 준다. 열선 시트, 전동 사이드미러, 파워 윈도우, 운전석 선글라스 홀더 등 실용적인 편의 사양도 빠뜨리지 않았다. 충전 포트는 12V·USB·C타입을 모두 갖췄고, 센터 터널과 글로브박스, 대시보드 상단에 크고 작은 수납 공간을 고루 배치했다.
높은 전면 유리는 도심 주행 시 개방감 있는 시야를 제공한다. 2열은 공식 이미지에서 빠졌지만, 일본 현지 발표 행사에서 헤드레스트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2인 시트가 이미 노출된 바 있다. 비좁은 일본 도심 주차장을 겨냥한 양쪽 슬라이딩 도어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작지만 충전 성능은 크다
제원상 크기는 길이 3,395mm, 너비 1,475mm, 높이 1,800mm로 일본 경차 규격을 정확히 맞췄다. 전방 단일 모터는 최고 출력 20kW(27마력)를 발휘한다. 동력원은 BYD 자회사 핀드림스가 만든 LFP 배터리로, WLTC 기준 주행가능거리 180km를 보장한다. 1월 도쿄 오토살롱에서는 30kWh 배터리를 탑재한 300km 항속 모델도 추가될 것임이 암시됐다.
주목할 만한 것은 최대 100kW급 급속 충전 지원이다. 기술 사양만 놓고 보면 같은 가격대의 닛산 사쿠라보다 충전 면에서 앞선다. BYD는 일본 내 주류 충전 방식인 CHAdeMO 규격도 지원한다.
BYD는 ‘라코’라는 이름을 일본어로 해달비를 뜻하는 ‘라코(ラコ)’에서 따왔다. BYD 경량차 개발 책임자 양 부이는 “이 차가 그 형태에서 최고의 경차가 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라코는 BYD가 해외 시장을 위해 처음부터 전용으로 개발한 모델로, 100개 이상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해 일본 충돌 안전·주행·충전 기준을 검증했다.
연간 167만 대 시장, 넘을 수 있을까
지난해 일본에서 팔린 경차는 총 166만 7,360대로, 전체 신차 판매의 35~40%를 차지한다. 혼다 N-박스가 4년 연속 판매 1위를 지키는 등 사실상 혼다·스즈키·다이하쓰·닛산 등 일본 브랜드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BYD는 2023년 일본 진출 이후 2025년 8월까지 누적 판매 5,000대를 겨우 넘길 만큼 고전해 왔다.
그러나 BYD는 라코 외에도 올해 추가 5개 모델의 일본 출시를 예고하며 판을 키우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소수 모델만 전시하는 소형 전시장 확대도 추진 중이다. 라코가 일본 경차 시장에서 이변을 일으킬지, 아니면 철벽 같은 브랜드 충성도에 막힐지는 올 여름이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