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가 포르쉐 718 전기차 취소설로 촉발된 자사 전기 스포츠카 프로젝트의 불안감을 정면으로 잠재우고 나섰다. 게르노트 될러(Gernot Döllner) 아우디 CEO가 직접 사내 메모를 통해 “컨셉 C( Concept C)의 미래는 밝다”고 명시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아우디 역사상 TT와 R8의 정신적 후계자로 기대를 모으는 이 차는 내부적으로 ‘C-스포트(C-Sport)’로 불리며 2027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포르쉐 718 EV 취소설이 쏘아 올린 공
사태의 발단은 포르쉐에서 비롯됐다. 올해 1월 마이클 라이터스가 포르쉐 신임 CEO로 취임하면서, 블룸버그를 비롯한 다수 매체가 포르쉐 이사회가 718 전기차 프로그램 전면 취소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배터리 기술 문제로 인한 개발 지연과 2025년 포르쉐의 전기차 수익성 악화가 주된 이유로 거론됐다. 포르쉐는 공식 취소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 보도는 즉각 아우디로 불똥이 튀었다. 컨셉 C가 718과 동일한 플랫폼을 공유하는 만큼, 포르쉐가 빠지면 아우디 역시 개발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인골슈타트 내부에서 급속도로 퍼졌기 때문이다.
아우디 대변인 다니엘 슈스터는 외부 언론에 취소설을 “순전한 추측”이라고 일축했지만, 됩러 CEO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내부 직원들을 직접 안심시키는 메모를 발송했다. 독일 지역 매체 도나우쿠리어가 입수한 해당 메모에서 그는 “포르쉐가 플랫폼을 공급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며 “팀 포르쉐와 팀 아우디 간의 협력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TT 후계자에서 아우디 정체성 재건의 열쇠로
컨셉 C는 지난해 9월 IAA 모빌리티에서 처음 공개됐다. 1936년 아우토 우니온 타입 C에서 영감을 받은 ‘버티컬 프레임’ 전면부와 타르가 루프를 장착한 2인승 전기 쿠페로, 아우디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처음 구현한 모델이다. 현장에서 직접 본 관람객들은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낫다는 반응을 보였고, 아우디 부스에서 가장 긴 줄이 형성된 전시물이었다.
양산 버전은 기본형 후륜구동과 듀얼 모터 전자식 사륜구동의 두 가지 드라이브트레인 옵션을 갖추며, 500마력 이상의 출력과 800V 충전 아키텍처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에 배터리를 배치하는 ‘미드 배터리 아키텍처’를 채택해 낮은 무게중심을 실현하고, 최소화된 실내 디자인에는 수납식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이 탑재된다.
포르쉐가 718의 내연기관 버전을 이 십 년 내에 재출시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달리, 아우디는 내연기관 복귀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C-스포트는 순수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만 개발되며, 컨버터블 없이 타르가 루프 쿠페 단일 사양으로만 출시된다. 이는 박스터(컨버터블)와 카이만(쿠페) 두 가지 바디 타입을 병행 개발 중인 포르쉐와 확연히 다른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만약 포르쉐가 최종적으로 718 EV를 백지화할 경우, 아우디가 오히려 독점적 입지를 갖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플랫폼 개발 비용 일부를 부담하면서도 전기 스포츠카 시장에서 경쟁 없이 독주할 수 있는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그룹이 그룹 전체 비용을 20% 절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아우디 역시 2025년 상반기 실적 부진으로 그룹 내 ‘위기 사례’로 분류된 바 있다. 그럼에도 아우디가 이 프로젝트에 사활을 거는 것은 TT와 R8 단종 이후 뚜렷한 브랜드 정체성을 잃어버린 아우디에게 C-스포트가 단순한 신차를 넘어 브랜드 재건의 핵심 구심점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