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 모터스가 전기 SUV 그래비티(Gravity)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또 한 차례 배포했다. 지난 1월 말 주요 결함의 95%가량을 해결했다는 대형 업데이트를 내놓은 지 불과 5주 만이다. 이번 버전 3.4.4는 특정 조건에서의 AC 충전 성능 개선과 주행 보조 기능 안정성 강화, 두 가지 수정 사항만 담겼다.
앞서 루시드는 1월 말 버전 3.4.1을 배포하며 투과형 차량 디스플레이, 향상된 오디오 컨트롤, 키 인식 개선 등을 선보였다. 가장 잦은 민원이었던 키 폽(key fob) 인식 불량 문제가 이때 상당 부분 해소됐다. 엔지니어링 및 디지털 부문 수석 부사장 에마드 들랄라는 당시 “알려진 문제의 90~95%를 해결했고, 나머지는 6~8주 안에 후속 업데이트로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번 3.4.4가 그 후속 조치에 해당하지만, 두 항목에 그친 제한적인 규모에 일부 오너들의 기대감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루시드 트래커(Lucid Tracker) 데이터에 따르면 그래비티는 출시 이후 평균 24일 간격으로 소프트웨어 패치가 이어지고 있다. 기능 추가 업데이트 기준으로는 평균 134일 간격이다. 이 수치만 봐도 출시 초기부터 소프트웨어 완성도 문제가 얼마나 발목을 잡아 왔는지 드러난다.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건 지난해 12월이었다. 키 폽 오인식, 내비게이션 오작동, 공조 시스템 이상 등 각종 결함이 X(구 트위터), 유튜브, 레딧을 통해 연달아 터져 나오면서 브랜드 신뢰에 직격탄을 맞았다. 한 레딧 사용자는 출고 당일 집으로 돌아오는 4시간 운전 중 수십 가지 오류를 경험했다고 토로했다.
루시드 임시 CEO 마르크 빈터호프는 그해 12월 그래비티 고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우리 스스로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직접 인정했다. 이어 일부 소프트웨어 인력을 해고했다고 밝혔으며, 회사 측 대변인은 그 수가 “한 손으로 꼽기에는 많은”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이 과정에서 10년 경력의 SVP 겸 수석 엔지니어 에릭 바흐가 전격 경질됐고, 바흐는 이후 부당 해고, 차별, 보복을 이유로 루시드를 법원에 제소하며 퇴사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소프트웨어 논란은 에어(Air) 세단 오너들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그래비티가 탑재한 UX 3.0 플랫폼을 에어에 적용하는 작업이 2026년 초가을로 예정돼 있지만, 2024년 4월 이전에 생산된 1세대 에어는 하드웨어 성능이 부족해 업그레이드를 그냥 받을 수 없다. 루시드는 해당 오너들에게 센터 콘솔 제어 유닛 교체를 조건으로 950달러(약 139만 원)를 요구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부문 부사장 닉 트워크는 “신형 프로세서는 메모리와 연산 능력을 2배 이상 높여준다”고 설명했지만, 비용 전가에 대한 오너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루시드는 이 교체 서비스를 2025년 7월부터 성능 개선 옵션으로 조용히 판매해 왔다.
한편 루시드는 에어와 그래비티 모두 온라인 구성·주문 시스템을 현재 닫아둔 상태다. 트워크는 “2027년형을 발표할 때 주문을 재개할 것”이라며, 그 전까지는 기존 생산 예약 물량이나 재고 차량 중에서 선택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2027년형 라인업은 오는 3월 12일 예정된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공개되거나, 지난해 일정에 준해 4월 중 발표될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