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프라(Cupra)가 MEB 플랫폼 기반 전기 해치백 ‘본(Born)’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공개했다. 외관과 실내를 전면 손질한 이번 개선형은 쿠프라의 현행 디자인 언어를 처음으로 본에 전면 적용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다만 핵심 파워트레인 정보 일부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업계의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디자인은 완전히 달라진 인상이다. 소형 해치백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을 받던 기존 얼굴 대신, 차체 앞부분이 날카롭게 솟아오르는 ‘샤크 노즈’ 형태의 프런트 범퍼를 적용했다. 브랜드 시그니처인 삼각형 모티브의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가 전면 코너를 잡아주고, 동일한 삼각형 패턴이 테일램프까지 이어지는 패밀리룩을 구성했다. 트렁크 리드의 브랜드 로고는 발광형으로 바뀌었고, 연속형 리어 라이트 스트립 안에 통합됐다. 범퍼 교체로 전체 길이는 12mm 늘어난 4.34m가 됐으며 너비, 높이, 휠베이스는 기존과 동일하다.
실내는 더 큰 폭으로 달라졌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스티어링 휠이다. 그동안 쿠프라와 폭스바겐 전기차 전반에서 불편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온 터치식 스티어링 컨트롤을 없애고 물리 버튼으로 되돌렸다. 운전석 앞에는 10.25인치 콕핏 디스플레이가 새로 자리했고, 우측에는 새로운 안드로이드 기반 운영체제를 탑재한 12.9인치 터치스크린이 설치됐다. 대시보드 소재는 재활용 소재로 교체됐으며, 전·후면 도어 트림도 새로 디자인했다. ‘인테리어 사운드 시그니처’라는 신규 청각 피드백 기능도 추가됐는데, 퍼포먼스와 쿠프라 드라이브 모드에서 주행과 연동되는 사운드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파워트레인 구성은 세 가지를 유지한다. 58kWh 기본형과 79kWh 장거리 모델 두 가지로, 79kWh 버전은 170kW 후륜구동과 240kW 고성능 ‘본 VZ’ 중 선택할 수 있다. 79kWh 모델의 WLTP 최대 주행거리는 공기역학 개선 효과로 기존 594km에서 ‘약 600km’로 소폭 늘었다.
눈길을 끄는 건 새로 생긴 ‘본 플러스’ 트림이다. 58kWh 배터리에 출력은 기존 150kW에서 140kW로 낮아졌다. 배터리 용량이 사실상 같거나 약간 줄고 출력까지 내려갔는데, 쿠프라는 급속 충전 최대 출력은 물론 배터리 화학적 구성도 공개하지 않았다. 충전 시간만 “20~30분”이라는 광범위한 수치로 제시했다. 업계는 이 사양이 포드 카프리(Capri)가 이미 채택한 MEB+ 플랫폼의 LFP 배터리와 동일하다고 보고 있다. 출력 수치인 140kW와 350Nm의 조합이 카프리에 탑재된 APP350 모터의 제원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쿠프라가 기술 내용 공개를 미루는 이유로는, 올해 후속으로 발표될 VW ID.3 페이스리프트에서 같은 기술을 전면에 내세울 공간을 남겨두기 위한 그룹 차원의 조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주행 역학 측면에서는 19·20인치 5종 휠 전체에 235mm 광폭 타이어를 채택했고, 다이내믹 섀시 컨트롤(DCC 스포트)의 조절 단계는 최대 15단계로 늘었다. 79kWh 버전에는 론치 컨트롤이 신규 추가됐다. 주행 모드는 5가지다.
한편 이번 페이스리프트는 폭스바겐 ID 라인업 재편의 전초전이기도 하다. 업계 보도에 따르면 VW은 ID.4를 ‘ID. 티구안’으로 개명하고 ID.5는 단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ID.3는 MEB+ 기반으로 페이스리프트해 연내 공개할 예정이다. 가격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페이스리프트 전 독일 기준 시작가는 36,450유로였으며, 본 플러스 트림이 LFP 배터리 채택으로 이보다 낮은 가격에 나올 수 있을지가 시장의 관심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