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가 혼자 서 있는 시대가 열렸다. 중국 샤오펑(Xpeng) 출신 개발진이 창업한 스타트업 오모웨이(OMOWAY)가 지난 13일 싱가포르 주얼 창이 에어포트에서 글로벌 기술 론칭 이벤트를 열고, 자사 전기 모터사이클 OMO X가 세계 최초의 양산형 자기 균형 전기 모터사이클로 생산에 돌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OMO X의 핵심은 ‘제어 모멘트 자이로스코프(Control Moment Gyroscope·CMG)’다. 인공위성과 우주선의 자세 제어에 쓰이는 항공우주 등급 장치로, 각운동량을 고속으로 조정해 차량을 직립 상태로 유지한다. 정지 상태에서도 스스로 균형을 잡는 것은 물론, 저속 주행 시 가장 넘어지기 쉬운 구간에서도 라이더의 개입 없이 차체를 세울 수 있다. 오모웨이는 이 기술에 강화학습 기반의 자체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풀스택 플랫폼 ‘OMO-ROBOT 아키텍처’를 구축해, 이 모터사이클을 사실상 ‘두 바퀴 로봇’으로 정의하고 있다.
주행 안전 시스템의 이름은 ‘헤일로 파일럿(Halo Pilot)’이다. 비전 기반 센서와 클라우드 시뮬레이션을 통해 위험 상황을 사전에 예측하고 밀리초 단위로 반응한다. 빗길 미끄러짐 방지, 코너 주행 보조, 긴급 장애물 회피 기능을 갖추며, 다중 카메라를 활용한 사각지대 모니터링·충돌 경고·긴급 제동 보조도 포함된다. 자동 주차, 원격 호출, 좁은 공간에서의 자동 후진까지 지원해 주차장에서의 실용성도 높였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이미 검증을 받았다. OMO X는 올해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하며 1만 5,000개 이상의 경쟁작을 제치고 이름을 올렸다. 각진 차체와 슬림한 헤드라이트 어레이, 독특한 부리형 프런트 엔드가 조합된 외관은 BMW CE 04, 울트라바이올렛 테서랙트와 비슷한 궤도에 있으면서도 독자적인 캐릭터를 갖는다는 평가다. 두꺼운 보디 패널을 추가 장착해 스텝스루 스타일에서 일반 모터사이클 스타일로 변환할 수 있는 ‘멀티폼’ 구조도 눈에 띈다.
혼다와 야마하도 오래전부터 자기 균형 오토바이를 연구해왔지만, 실험실과 무대 위에서 머물 뿐 양산 단계로 넘어가지 못했다. 시장 조사 기관들은 OMO X의 가장 큰 잠재 고객층으로 체구가 작거나 신체적 한계로 무거운 차량 조작이 어려운 라이더들을 꼽는다. 균형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자체가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이기 때문이다.
오모웨이는 4월 말 인도네시아에서 사전 예약을 시작하고, 5월 말 자카르타에서 공식 출시 행사를 연다. 이미 자카르타·반둥·수라바야·발리 등 주요 지역을 커버하는 100개 이상의 딜러망을 구축 중이며, 이번 발표가 55개국 이상의 미디어에 보도됐다. 현재 확인된 예상 가격은 약 3,800달러(약 568만 원) 수준이지만 공식 가격과 상세 제원은 출시 직전 공개될 예정이다.
부수적으로 오모웨이는 OMO X와 동일한 균형 및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다목적 휠드 로봇 ‘모빌리티 원(Mobility One)’도 함께 선보였다. 물류·서비스 분야 적용을 목표로 한 플랫폼 확장 전략의 일환이다.
다만 실제 시장에서 제품이 어떻게 작동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통제된 행사장 무대와 예측 불가능한 실도로 환경의 차이는 크다. 가격 설정도 변수다. 기술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가격대를 찾지 못하면 보급화는 요원하다. OMO X가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실제 라이더들의 일상으로 파고들 수 있을지, 가장 중요한 검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