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20년 만에 ‘A2’ 부활…이번엔 순수 전기차로 돌아왔다

아우디가 20여 년 만에 ‘A2’라는 이름을 다시 꺼내 들었다. 이번엔 내연기관이 없다. 올가을 공개를 예고한 ‘A2 이트론(e-tron)’은 순수 전기차로, 아우디가 2026년 단종을 예정하고 있는 A1 해치백과 Q2 소형 크로스오버의 빈자리를 한꺼번에 채울 엔트리 라인업의 핵심이다.

아우디는 최근 연례 기자회견에서 A2 이트론의 첫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아직 실루엣 수준이지만, 2000년대 초반 독특한 원박스 디자인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초대 A2의 감각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될 것으로 보인다. 짧은 후드와 높은 루프라인, 그리고 크로스오버 특유의 당당한 차체 비율이 조합될 전망이다. BMW i3가 2022년 생산을 마치면서 비어버린 ‘개성 있는 프리미엄 소형 전기차’ 포지션을 노린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기술 기반은 MEB 플랫폼이다. 당초 차세대 SSP 아키텍처 적용이 거론됐지만, 원가 효율과 출시 일정을 고려해 VW 그룹 소형 전기차의 공통 플랫폼으로 결정됐다. 폭스바겐 ID.3 상위 버전으로 포지셔닝하되, Q4 이트론처럼 단순히 VW 모델의 옷만 바꾸는 수준은 지양한다는 게 아우디의 방침이다. 배터리는 58kWh와 79kWh 두 가지 옵션이 유력하며, 공력 설계 최적화를 통해 최대 600km 이상의 WLTP 주행거리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출력은 170~286마력 사이에서 트림별로 구성되고, 생산은 아우디 본거지 잉골슈타트 공장이 맡는다.

이름의 무게감도 무시할 수 없다. 원조 A2는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생산된 소형 모노박스 해치백으로, 알루미늄 차체 구조와 공기역학 설계를 앞세워 당시 기술적 선진성을 증명했다. 그러나 높은 제조 원가와 앞선 감각이 오히려 시장의 외면을 받아 단종됐고, 이후 복잡한 사연과 함께 ‘너무 일찍 온 차’라는 평가가 따라붙었다. 20년이 지나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서 그 컨셉이 재조명됐고, 이제 아우디가 다시 같은 이름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편 아우디는 A2 이트론 외에도 차세대 Q7과 브랜드 최초의 대형 SUV Q9을 올해 공개 예정이라고 밝혔다. Q4 이트론의 페이스리프트 버전도 준비 중이다. 다만 플래그십 세단 A8의 후속 모델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독일 내 주문이 이미 종료된 상황에서 직접적인 후속작의 윤곽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2027년에는 ‘Concept C’를 기반으로 한 전기 스포츠카가 출격하며 새로운 디자인 언어와 고급화된 실내를 선보일 예정이다. A2 이트론은 이 새로운 챕터가 시작되기 전, 아우디가 볼륨 시장에서 전기차 입지를 다지는 교두보 역할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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