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하이브리드보다 싸다…렉서스 ES 350e, 미국서 판매 개시

전기차가 동급 하이브리드보다 저렴해지는 ‘가격 동등점(Price Parity)’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렉서스가 브랜드 최초의 순수전기 세단 ES 350e를 미국 딜러망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기본 트림 가격은 목적지 인도 비용 포함 4만8,795달러(약 7,361만 원)로, 올 6월 출시 예정인 동급 하이브리드 ES 350h(5만995달러·약 7,693만 원)보다 2,200달러 저렴하다. 같은 브랜드의 전기차가 하이브리드보다 먼저 출시되고, 가격마저 낮은 사례는 사실상 전례가 없다.

8세대로 완전히 탈바꿈한 신형 ES는 렉서스 LF-ZC 콘셉트카에서 영감을 받은 스핀들 보디 디자인을 채택했다. 전장 5,140mm, 전폭 1,920mm, 전고 1,555mm에 휠베이스 2,950mm로 전 세대 대비 한층 커진 차체가 특징이다. 전기차·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모두 수용하는 신형 멀티 패스웨이 플랫폼(TNGA-K 진화형)이 기반이다.

파워트레인은 전륜구동 ES 350e와 사륜구동 ES 500e 두 가지다. ES 350e는 221마력 싱글 모터와 74.7kWh 배터리 조합으로 EPA 기준 307마일(약 494km)을 달린다. 국내 환경부 인증 기준으로는 상온 복합 478km(도심 503km, 고속도로 448km)이며, 저온 조건에서도 복합 379km 수준을 확보했다. ES 500e는 338마력 듀얼 모터 AWD 구성으로 EPA 기준 276마일(약 444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하고, 제로백 5.1초의 성능을 발휘한다. 두 모델 모두 150kW 급속 충전을 지원해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28분이 걸린다.

실내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무선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를 기본 탑재했다. 특히 ES 350e 럭셔리 트림에는 3,635달러짜리 익스큐티브 패키지 옵션이 마련돼 있는데, 뒷좌석 열선·통풍·마사지·리클라이닝 기능과 파워 오토만까지 제공한다. 중형 세단에서는 보기 드문 플래그십급 후석 편의 사양으로, 렉서스가 LS 세단 단종 이후 ES에 플래그십 역할을 부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경쟁 모델 대비 내비게이션 연동 경로 계획 기능이 빠진 점은 아쉬움으로 꼽힌다.

미국 시장에서 ES 350e는 BMW i5, 벤츠 EQE, 아우디 A6 e-트론과 정면 경쟁한다. 렉서스코리아는 올해 1월 환경부 배기가스·소음 인증을 완료하고 국고 보조금 확정 및 친환경차 등재 절차를 밟고 있으며, 업계는 국내 출시를 올 상반기 중으로 점치고 있다. 국내 가격은 전기차 모델 기준 7,200만~8,000만 원대, 보조금 적용 시 6,500만 원대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토요타·렉서스는 수년간 전기차 전환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전기차 모델을 줄이는 시기에 역으로 속도를 올리는 전략으로 방향을 튼 모습이다. 올해만 토요타 C-HR, bZ 우드랜드를 포함해 미국 시장에 다수의 신형 전기차를 투입하는 가운데, ES는 그 선봉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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