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3 잡겠다는 마쯔다 6e…뼈대는 중국산인데 감성은 일본산

마쯔다 6이 단종된 건 2022년이다. 당시 마쯔다는 별다른 설명 없이 조용히 라인업에서 빼버렸다. 그로부터 6년 뒤, 마쯔다가 그 자리를 채울 카드를 꺼냈다. 이름은 마쯔다 6e. 순수 전기 리프트백 세단이다.
생김새는 영락없는 세단이다. 그러나 트렁크 리드가 뒷유리와 함께 들리는 순간 정체가 드러난다. 4.92미터 차체에 깊고 낮은 루프라인을 얹었지만 적재 공간은 336리터에 그친다. 마쯔다 3 해치백보다도 작다. 앞에 70리터짜리 프렁크를 마련해 충전 케이블을 넣어두라고 했지만, 긴 여행 짐을 싸는 이라면 눈살을 찌푸릴 수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차의 플랫폼은 마쯔다가 만든 게 아니다. 중국 창안자동차와의 합작 법인이 개발한 EPA1 플랫폼을 쓰며, 중국에서는 EZ-6라는 이름으로 2024년 하반기부터 판매 중이다. 쉽게 말해 창안의 딥살 SL03 세단을 뼈대 삼아 마쯔다가 안팎 디자인을 입히고 서스펜션을 유럽 노면에 맞게 다듬었다. 마쯔다는 BMW, 폭스바겐, 테슬라 같은 브랜드와 직접 경쟁할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중국 파트너사에 손을 내밀었다. 일본 브랜드가 자국 기술이 아닌 중국 플랫폼으로 유럽 프리미엄 시장을 두드리는 셈이다.

그럼에도 차 자체의 완성도는 만만치 않다.

68.8kWh 배터리 기준 최고출력 258마력, 0→100km/h 가속 7.6초, WLTP 기준 주행거리 479km다. 후륜구동 단일 구성으로 전·후 무게배분은 47대 53. 마쯔다가 줄곧 강조해 온 ‘인마일체(Jinba Ittai)’ 철학, 즉 말과 기수가 하나가 되는 감각을 전기차에서 구현하겠다는 설계다.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스티어링을 유럽 노면에 맞게 별도 튜닝했으며, 회생제동과 기계식 제동 사이의 페달 감각 전환에도 공을 들였다.

실내에서는 14.6인치 중앙 터치스크린이 공조·미디어·차량 설정을 모두 끌어안았다. 10.2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7.5미터 시인 거리의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조합을 이루며, 운전자 시야 정면에 주행 정보를 집중 배치하는 ‘휴먼 센트릭’ 설계 철학을 반영했다. 다만 물리 버튼에 집착해 온 마쯔다의 기존 기조에서 완전히 돌아선 방식이라, 오래된 팬들에겐 낯선 경험이 될 수 있다.

가격은 유럽 기준 약 4만 5,000유로(약 7,800만원)부터다. 테슬라 모델3보다 약간 비싸고, 곧 출시될 메르세데스-벤츠 CLA 전기차보다는 다소 저렴한 위치다. 6년간의 품질 보증, 배터리는 최대 8년 보증이 제공된다.

마쯔다는 6e 하나로 멈추지 않았다. 같은 EPA1 플랫폼을 공유하는 중형 전기 SUV CX-6e가 2026년 하반기 유럽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78kWh LFP 배터리와 최대 195kW DC 급속충전을 지원한다. 중국에서 EZ-60으로 판매 중인 모델의 유럽판이다.

결국 마쯔다가 선택한 생존 전략은 분명하다. 자체 개발의 고집을 내려놓고 중국 파트너의 기술력 위에 마쯔다의 디자인과 감성을 얹는 것이다. 그 결과물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질지는, 소비자들이 ‘어디서 만들었나’보다 ‘어떻게 달리나’에 먼저 손을 내미느냐에 달려 있다.

진짜 심판은 6e가 도로에 깔리는 순간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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