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우트 신차 일정 다시 흔들…테라 2030년까지 밀릴 가능성 높아

폭스바겐(Volkswagen) 그룹이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으며 미국 시장에 부활시키려는 스카우트 모터스(Scout Motors)가 또다시 출시 일정을 뒤로 미뤘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오토포캐스트 솔루션스(AutoForecast Solutions)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SUV 트래블러(Traveler)의 양산 시작일은 2028년 9월, 픽업트럭 테라(Terra)는 2030년 3월이다. 콘셉트 공개 이후 테라를 인도받기까지 약 5년 반이 걸리는 계산이다.

처음부터 일정은 흔들렸다. 2024년 초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장 착공식에서 스카우트는 2026년 양산을 자신했다. 그해 가을 두 모델의 콘셉트를 공개하면서 목표를 2027년으로 늦췄고, 올 초 독일 주간지 슈피겔(Der Spiegel)이 기술 문제를 이유로 2028년 이후를 점치자 스콧 키오(Scott Keogh) CEO도 “2028년 안에 고객 인도를 기대한다”며 사실상 이를 인정했다. 이번 보고서는 적어도 테라에 한해서는 그마저도 낙관적이었음을 드러냈다. 테슬라(Tesla) 사이버트럭(Cybertruck)이 콘셉트(2019년)부터 양산(2023년)까지 4년 걸려 지연의 대명사로 불렸지만, 테라는 그 기록마저 가뿐히 넘어선다.

지연의 근본 원인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파워트레인이다. 스카우트가 ‘하베스터(Harvester)’라고 이름 붙인 이 시스템은 4기통 엔진을 후방 차축 뒤 트렁크 바닥 아래에 가로로 눕혀 발전기로 쓰는 구조다. 원래 순수 전기차 플랫폼으로 설계된 차체에 뒤늦게 엔진을 집어넣으려다 보니 냉각 계통, 배기 경로, 연료 탱크 패키징 전부가 엔지니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내부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온라인 포럼에 “테스트 중 트렁크 바닥 온도가 200도를 넘자 다들 이력서를 손질하기 시작했다”고 올린 글은 현장의 온도를 날것 그대로 전한다.

소프트웨어 쪽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스카우트는 리비안(Rivian)과 손잡고 존(zonal) 전기·전자 아키텍처를 공동 개발하고 있는데, 이 플랫폼이 EV 전용 설계인 탓에 EREV 적용 작업이 지체되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 소프트웨어 조직 카리아드(Cariad)가 공백을 메우려 나섰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술 문제는 성능 수치에도 흔적을 남겼다. 키오 CEO는 TV 프로그램 ‘제이 레노의 차고’에서 하베스터 모델의 최대 견인 중량이 약 2,268kg에 그칠 것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테라 EV의 4,536kg, 트래블러 EV의 3,402kg과 견줘보면 절반 수준이다. 미국 픽업트럭 시장에서 견인 능력은 곧 존재 이유다. 이 수치를 어떻게 끌어올릴지 스카우트는 아직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경쟁자들은 멈추지 않았다. 램(Ram)은 올해 안에 주행거리 약 1,110km짜리 EREV REV를 출시할 계획이고, 포드(Ford)는 내년 차세대 F-150 라이트닝(Lightning)을 EREV 버전으로 선보이며 1,130km 이상을 목표로 한다. 스카우트가 내걸었던 EV 560km, EREV 800km 수치는 2024년 가을 공개 당시에도 리비안이나 GM의 전기 픽업 대비 평범한 수준이었는데, 2028년 혹은 2030년 시장에서는 어떤 평가를 받을지 불투명하다.

예약자 16만여 명 가운데 87% 이상이 하베스터를 선택한 만큼 스카우트는 순수 전기차보다 EREV를 먼저 내놓기로 방향을 굳혔다. 그러나 정작 그 EREV가 가장 큰 문젯거리라는 아이러니가 회사 전체를 짓누르고 있다. 당초 약 20억 달러로 잡았던 블라이스우드 공장 건설 비용은 협력사 단지 조성 등을 포함해 10억 달러 가까이 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스카우트 측은 이번 보고서에 대해 “이미 발표한 내용 이외에 추가로 공유할 일정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2028년 공장이 돌아가기 시작한다 해도, 그때의 시장이 오늘의 스카우트를 기다려줄지는 별개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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